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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지진통' 날린 수험생들 "수능 끝", "해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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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해 맑은 수험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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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학교 나서는 수험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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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이겨낸 수능 수험생과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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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표정 밝아


【서울=뉴시스】 사건팀 = 23일 여진 걱정 속에 예년보다 긴장감이 더 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수험생 59만여명이 '입시 지옥'에서 일제히 해방됐다. 이날 저녁 주요 도심 곳곳은 수험생들의 애띤 활기로 북적였다.

쌀쌀한 한파 때문에 몸을 잔뜩 움츠린 채 아침 일찍 시험장에 들어갔던 수험생들은 오후 5시40분 정각 시험 종료를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자 심적 중압감을 떨쳐내듯 홀가분한 표정으로 고사장을 빠져 나왔다.

용산고 3학년윤승재(18)군은 "지금 정신이 혼미하다. 끝났다는 게 믿겨지지 않는다"면서 "일단 집에가서 좀 안정을찾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을 말했다.

대다수의 수험생들은 수능 가채점을 확인하기 위해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하면서 지원하고자 한 대학 입시 준비에 들어갔다. 입시 전형이 정시 중심에서 수시 중심으로 바뀌면서 '수능 뒤풀이'는 옛날이야기가 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장모(19·장훈고 3학년)군은 "오늘은 일단 집에 가서 쉬겠다"면서도 "이제 수능이 끝났으니 논술을 준비해야 한다"고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

입시를 준비하는 내내 억눌러야 했던 '불목'에 대한 설레임도 숨기지 않았다.

제13시험지구 제12시험장인 여의도고등학교에서 만난 한 수험생은 "집에 가서 가채점을 확인하고 수시 최저(요건)에 맞췄는지 확인할 것"이라며 "오늘은 친구 집에서 밤새 게임하고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싶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고3 수험생 이영준(18)군은 "수능이 연기돼 불안한 시간을 보냈는데 (시험이)끝나니 좋다"며 "친구들과 어울리며 휴식을 취할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남일현(18·용산고 3학년)군은 수능이 끝난 게 실감나지 않는 듯 "아직 혼란스럽다"면서도 "친구랑 옷부터 사러갈 생각"이라며 다소 들뜬 표정을 지었다.

이진주(18·상명대부속여고 3학년)양은 고사장 정문을 나서면서 "마음이 편하하고 후련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tvN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서'를 밀려서 못봤다는 이양은 "집에 가서 씻고 얼른 드라마를 보고 싶다"며 "원래 수시 때 1차붙었다가 떨어져서 정시로 원서 넣을 생각이다. 재수하게 되면 하겠죠. 일단 잊고 드라마를 보겠다"고 활짝 웃었다.

제13시험지구 제12시험장(여의도고등학교)에서 수능 시험을 마친 김갑진(18·관악고 3학년)군은 시험이 끝날 때까지 기다린 부모님을 반가운 미소로 맞으면서 "빨간색 머리로 염색하고 싶다"며 "오늘은 가족들과 저녁(외식)을 먹으러갈 것"이라고 행복해했다.

수능이 끝났어도 또 다른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도 있다. 서울고 3학년 최지훈(18)군은 "수능 끝났으니까 운전면허 따는 게 가장 큰 목표"라며 입시학원 대신 자동차운전면허 학원에 등록하러 갈 계획을 세웠다.

젊은 층이 즐겨 찾는 서울 종각역과 강남역 일대, 신촌, 대학로 등 시내 중심가는 네온사인 간판이 거리를 화려하게 수놓은 채 밤을 밝혔다. 미성년자 딱지를 뗀 재수생들은 시내 유흥가에서 초저녁부터 수능 뒤풀이에 나섰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수능시험에 응시한 김진우(20)씨는 "일단 채점을 해봐야 알겠지만 성적은 작넌보단 잘 나올거 같다"면서 "같이 시험본 자수생 친구랑 술 마시러 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날 밤 경찰은 수험생들의 일탈을 막기 위해 유흥가를 중심으로 '수능 뒤풀이' 단속에 나섰지만 예전에 비해 단속에 적발되는 수험생은 많지 않다고 한다. 수능이 끝나고도 논술 고사나 면접 등 치러야 할 시험이 많아 해방감을 만끽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다.

제15지구 제13시험장인 덕성여고에서 수험생들 중 거의 마지막에 나온 한 여학생은 "수시에 떨어져서 정시로 대학에 가야 한다"면서 "논술도 봐야 한다"며 고사장을 황급히 떠났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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