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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홍콩 전직 관료, 미국서 '뇌물 혐의' 체포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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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에너지 사업' 갈등 때문 관측도

뉴스1

에너지 독점권을 위해 아프리카 우간다 삼 쿠데사 외무장관(왼쪽) 등 고위층에 뇌물을 준 혐의로 미국에서 체포된 패트릭 호 전 홍콩 민전사무국장(오른쪽) [출처=홍콩ON.CC]©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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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지원 기자 = 패트릭 호(68) 전 홍콩 민정사무국장(장관급)이 중국 에너지 기업의 석유 시추권을 따내기 위해 아프리카 국가 고위층에 뇌물을 준 혐의로 지난 20일 미국에서 체포됐다.

23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중화권 매체에 따르면 호 전 국장은 셰이크 가디오 전 세네갈 외무장관과 함께 상하이(上海) 소재 중국 화신(華信) 에너지공사(CEFC)의 석유 독점권을 얻고자 이드리스 데비 차드 대통령과 삼 쿠테사 우간다 외무장관에게 각각 200만달러(약 21억7080만원)와 50만달러(약 5억4270만원)를 건넨 혐의(해외부패방지법 위반 및 돈세탁)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가디오 전 장관도 호 전 국장과 함께 미 사법당국에 붙잡혔다.

두 사람의 해외부패방지법 위반 혐의가 인정되면 최대 20년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그러나 호 전 국장은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불구속 재판을 받기위해 보석을 신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 전 국장 등에 대한 재판이 시작될 경우 6개월에서 최장 1년까지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호 전 국장은 작년까지 '해외 부패방지법' 수사를 담당한 검찰 출신 인사를 변호사로 선임했다고 홍콩01 뉴스가 보도했다.

일각에선 이번 사건이 '에너지 사업'을 둘러싼 미·중 간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SCMP는 호 전 국장을 '시민 외교관'이라고 칭하는가 하면, "거대 국가들의 게임에 인질일 수 있다"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하기도 했다.

SCMP의 알렉스 로 논설위원은 칼럼에서 호 전 국장이 CEFC와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 로즈네프트 간 계약 체결 뒤 얼마 되지 않아 체포됐다며 "본토 언론들은 중국·러시아·아프리카 국가의 에너지 공급을 둘러싼 밀착 관계에 위험을 느낀 미국이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벌이는 일로 추정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홍콩 당국은 아직 이번 사건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호 전 국장 체포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신문을 보고 알았다"고만 답했다.

호 전 국장의 아내 호혜중(胡慧中)가 액션영화 '땡큐마담' 시리즈, '패왕화' 등에 대만 유명 여배우 출신이란 이번 사건에 대한 중화권의 관심이 크다.
y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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