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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고령화·금리변환기 한국 증권사들엔 크나큰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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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형 초대형IB 시대 / 콤 켈러허 모건스탠리 사장 국내언론 첫 인터뷰 ◆

매일경제

"초대형 투자은행(IB)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한국 증권사들에는 향후 자산관리 분야가 좋은 사업 기회가 될 수 있다."

콤 켈러허 모건스탠리 사장(사진)은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한국 사회의 고령화 속도와 지속적인 저금리 환경 등을 감안할 때 기관투자가들은 물론 개인들도 유가증권에 대한 자산 배분을 늘리는 등 자산관리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켈러허 사장이 국내 언론과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해 단독 사장에 오르며 모건스탠리의 후임 최고경영자(CEO)로 거론되고 있다. 켈러허 사장은 1989년 모건스탠리 입사 후 27년 넘게 IB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회사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전략부문 공동책임자를 맡아 회사의 위기 극복에 기여했다.

위기 극복 키워드는 '혁신'이다. 켈러허 사장은 "그 어디에도 영원 불멸한 성공 비즈니스 모델이란 건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모건스탠리 역시 글로벌 자본시장의 큰 흐름 속에 '혁신'과 '재창조'의 과정을 거치며 거듭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인 한국 증권사들 역시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철저히 분석한 후 각자가 가장 잘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분야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모건스탠리는 1935년 창립 이래 수차례 위기를 극복하며 글로벌 대표 IB로서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2000년대 후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을 거치며 대대적인 체질 개선 작업을 통해 경쟁사들보다 한발 앞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최근 모건스탠리가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부문은 자산관리다. 그는 "금융위기를 거치며 많은 IB들이 선택과 집중을 통한 효율화를 강요받게 됐고, 일부 업무 범위와 사업모델의 축소가 불가피했다"며 "모건스탠리는 고객 중심 경영이란 회사의 근본 가치에 근거해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부문은 축소함과 동시에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자산관리 부문에도 역량을 기울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는 자본구조 개선 작업의 일환으로 중국 국부펀드로부터 투자를 유치했고 이후 일본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에 회사 지분의 22%를 매각해 자금을 조달했다. 조달한 자금 중 일부를 활용해 씨티그룹으로부터 자산관리회사 스미스바니 인수에 성공했다. 이를 계기로 모건스탠리는 기존 자산관리 부문과의 통합을 통해 2조달러 이상 고객 자산을 보유한 세계적인 자산관리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전략이 적중하면서 모건스탠리는 IB업계의 강자로 부활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기관영업 부문과 자산관리 부문 등의 호조에 힘입어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7% 이상 증가한 54억7000만달러(약 6조원)를 기록했다. 금융위기 이전 전체 수익 중 25% 수준에 머물던 자산관리 부문이 스미스바니 인수 후 지속적인 성장 동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켈러허 사장은 "모건스탠리의 전체 수익 중 자산관리 부문 비중이 40%대를 웃도는 등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며 "전체 수익의 50% 정도를 책임지는 기관영업 부문의 실적과 더불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모건스탠리의 변신을 주목하고 있다. 영국의 유력 금융 전문지 유로머니 최근호에는 모건스탠리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미드(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빗대어 묘사한 '세계 최고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왕좌를 되찾다(World's Best Investment Bank: Morgan Stanley Reclaims the Throne)'라는 제목의 특집기사를 냈다.

모건스탠리가 금융위기 이후 혹독한 체질 개선 끝에 경쟁사들을 제치고 이전보다 더욱 견고한 '왕좌'에 다시 오르게 됐다는 내용이다. 특히 기사 화보에는 모건스탠리 사장인 켈러허가 왕좌에 위풍당당하게 앉아 있고 그 옆에는 세일즈·트레이딩 책임자인 테드 픽이 서 있는 모습을 담았다. 켈러허 사장 입지가 얼마나 견고한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강두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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