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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남친처럼 달리려면 사세요”…자전거 광고 성차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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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나우뉴스]

서울신문

피나렐로의 전동 자전거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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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유명 자전거 회사가 황당한 논리의 광고를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탈리아의 3대 자전거 브랜드 중 하나인 피나렐로(Pinarello)는 최근 전동 자전거를 출시하고 여성을 상대로 본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갔다. 피나렐로는 케냐 출신의 세계적인 사이클 선수인 크리스 프룸이 경기에서 사용하는 자전거 브랜드로도 유명하다.

이런 피나렐로가 최근 출시한 전동 자전거 광고 포스터에는 ‘엠마’라는 이름의 24세 여성이 등장한다. 여기에는 “난 언제나 남자친구와 함께 사이클링을 가고 싶었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가능해 질 것”이라는 문구가 함께 적혀 있다.

이 문구의 배경에는 남성이 여성보다 힘과 지구력이 좋기 때문에 여성이 남성의 자전거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바로 피나렐로가 출시한 전동 자전거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현지 SNS에는 격분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쏟아졌다. 자전거 애호가라는 한 여성은 “(피나렐로의 광고는) 고정관념에 불구하다. 여성의 사이클링을 이해하는데 실패한 자전거 산업계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피나렐로의 이름을 패러디한 ‘피나렐-노’(Pinarell-NO)라는 단어를 적었다.

사이클링 팀의 매니저라고 밝힌 또 다른 남성은 광고 카피를 패러디 해 “나는 언제나 아내와 함께 사이클링을 가고 싶었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가능해 질 것이다”라면서 “이 모든 것이 성차별이다”라고 꼬집었다.

한 여성 사이클 선수는 “몇천 명의 남성보다 더 빠르게 달린 사람, 여기에 있다. 나는 2016년 ‘라이드 런던’ 참가자”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열린 라이드 런던은 런던에서 서리까지 약 100마일을 자전거로 이동하는 이벤트였다.

피나렐로 측은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해당 광고를 삭제하고 “우리의 최근 광고는 피나렐로의 핵심인 다양성과 평등을 반영하는 데 실패했다”면서 “우리는 더 많은 사람들이 사이클링을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해 전동 자전거를 디자인했지만 적절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에는 실패했다”고 인정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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