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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싼 값에 학생 내모는 현장실습, 뾰족한 대안없다면 당장 중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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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 값에 학생 내모는 현장실습, 뾰족한 대안없다면 당장 중단해야

[YTN 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7년 11월 22일 (수요일)
■ 대담 : 이수정 노무사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 중단과 청소년 노동인권 실현 대책회의'

◇ 앵커 곽수종 박사(이하 곽수종)> 최근 생수공장으로 현장실습을 나간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기계 사고로 숨진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특성화고-마이스터고 등 직업계 고등학교의 현장실습 파견제도, 과연 무엇이 문제이고,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 중단과 청소년 노동인권 실현 대책회의'에서 활동 중인 이수정 노무사 연결해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수정 노무사(이하 이수정)> 네, 안녕하십니까.

◇ 곽수종> 故 이 군, 경위를 설명해주세요.

◆ 이수정> 고인은 특성화고 3학년 재학 중이었고요. 7월부터 산업체에 나가서 현장 실습 중이었던 거로 알려졌습니다. 11월 사고 당할 당시 생수 제조업체 제품 적재기 벨트에 끼여 사고를 당했는데요. 당시 혼자 작업 중이었고, 고용노동부 점검 결과를 보아도 안전 설비가 미흡한 상태였다는 거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 곽수종> 지난 1월 통신사 콜센터 실습생 자살 사건도 있었는데요. 자꾸 이렇게 반복되어서 되겠습니까.

◆ 이수정> 너무 안타까운 일이고요. 대책회의에서도 그 부분을 개선해나가려고 요구하던 중에 이러한 사고가 또 발생하니까 저희도 정말 망연자실한데요. 교육 당국에서 현장 실습 나간 업체에 대해 점검을 제대로 해야 하는데, 여전히 그렇게 하지 않고 학생을 파견하고 있다는 게 이번 사건에서 또 한 번 드러난 거고요. 올해 1월부터 그 사건을 계기로 해서 11월이나 2학기 이후 산업체 파견을 보내자고 이야기가 됐는데, 7월에 나갔다는 것 역시 어겼다는 거거든요. 이러한 위험한 일이 발생하는 사업장에 대한 점검이나 이런 것이 임금 체불, 산재 다발 업체 명단 공유하는 정도이거든요. 현장 실습이라고 하는 학생들에 대해서 전공과 무관한 일에 투입하고 일 경험도 없는 상태에서 훈련이 아니라 바로 노동자들과 똑같은 일을 시키고 있다 보니까 이렇게 사고가 반복되는 것 같습니다.

◇ 곽수종> 말은 견습이고 실습이지만 실제 노동자와 똑같은 일을 시킨다는 말씀이시군요?

◆ 이수정> 그렇죠. 이번에 벨트 작업 하는 부분도 그 이전에 같은 라인에서 노동자가 했던 일인 거죠.

◇ 곽수종> 이수정 노무사께서 산업체 파견현장 실습 중단과 청소년 노동인권 실현 대책위원회 활동 중이시니까, 안 알려진 사고도 많이 있을 것 같아요.

◆ 이수정> 네, 말씀하신 것처럼 해마다 반복되는 사고에 대해서 사망 사건 정도만 알려졌죠. 실습 중에 간간히 다치거나 하는 사고에 대해서는 통계도 제대로 안 잡혀 있는 상태입니다.

◇ 곽수종> 보시기에 이러한 내용을 놓고 학교나 기업 측에서는 어떻게 행동하고 있나요?

◆ 이수정> 우선 산업체에서 발생한 일이다 보니까 우선적으로는 기업체 책임을 묻는 방식으로 조사가 진행되는 거로 알고 있는데요. 사실 학교의 책임도 크거든요. 학교에서는 현장 실습 전에, 현장 실습 중에, 현장 실습 후 복귀한 학생들에 대한 조치에 책임을 다 해야 하거든요. 예를 들면 산업체 파견 현장 실습 보내기 7일 전에 학교, 기업, 학생 3자가 고용노동부에서 고시한 현재 표준협약서를 작성해야 하거든요. 협약서 내용을 보면 안전 점검이라든가 훈련 조건에 대한 확인을 분명히 해야 하는 거고, 그러한 내용을 확인하고 서명하게 되어 있어요. 그리고 파견 전에는 노동안전 교육이라든가 위험한 업무를 할 경우 보호 장구 지급이라든가 이런 부분을 분명히 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러한 협약서는 형식적으로 작성하고 이번 사고 업체처럼 근로 계약서를 따로 써서 이중 계약을 하는 방식에 대해서 학교는 반드시 점검하고 그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하거든요. 이런 부분이 그대로 방치됐다는 건 큰 문제인 거죠.

◇ 곽수종>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들어가면 인권, 인권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구석구석 꼼꼼하게 제도적으로 미비된 건 없는가 살펴야 하는데 미비한 것 같네요. 현장 실습 파견 다녀온 졸업생들 견해는 어떻던가요?

◆ 이수정> 실습을 나가기 전에는 굉장히 기대감을 갖고 있어요. 왜냐면 내가 전공한 과목을 나가서 실습하면 여기에서 계속 취업이 되어 졸업과 동시에 취업도 하고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겠구나. 이런 기대를 갖고 가는데 실제적으로 갔을 때 전공한 과목과 일치하는 학습을 하는 경우가 굉장히 드물기 때문에 거기에서 실망을 하고 있고요. 돌아왔을 때도 다시 전공과 연관 있는 실습을 하고 싶어 하지만, 여전히 여건이 되지 않다 보니까 아예 포기하고 진학한다거나, 이런 경우도 생기고 있고요. 그래서 취업 얘기를 많이 하긴 하지만 실제로 취업과는 연결이 안 되는 실습에 대해서 학생도 많은 부분 문제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 곽수종> 포기하고 돌아온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기업 실습 나갔다가 포기하고 돌아오면 학교에서는 문제 삼지 않습니까?

◆ 이수정> 일단 원칙은 문제 삼지 않아야 하고 학생이 원하는 바에 대해 상담을 하는데 또다시 업체와 연결시킨다거나 이러한 조치를 해야 하죠. 그런데 일부 이전에 방송에서도 몇 차례 나간 적 있는데, 오히려 학생의 잘못으로 몰아서 징계를 내린다거나 그래서 학생들이 부당한 일을 당해도 학교로 무서워서 돌아오지 못하게 하는 일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 곽수종> 그러면 현장 실습 파견제도, 이수정 노무사께서는 유지하는 게 나을까요, 수정 보완하는 게 나을까요?

◆ 이수정> 이게 고쳐 쓴다고 될 문제가 아니라는 게, 계속되는 사고에서도 알 수 있는 부분이고요. 실제 산업체 파견 현장 실습이라는 것이 교육과정으로 운영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교육 취지대로 운영되고 있지 않아요. 이렇게 기형적으로 운영된다는 건 사실 제도 자체에 대해 점검을 해봐야 한다는 거고요. 교육부에서도 개선안을 내면서 이렇게 산업체 파견 현장 실습이 조기 취업 형태로 싼 임금으로 학생들 내모는 구조라는 것을 이미 진단한 바 있거든요. 그러면 그렇게 진단했다면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여전히 대안에서는 뾰족한 수 없이 학생들을 계속 산업체에 내보내는 상황인 거거든요. 그래서 문제 진단과는 별개로 현실이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이 학생들 희생에 대해 학교에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건지, 교육 당국에서는 도대체 왜 이 문제를 방치하는 것인지 답답하고요. 제대로 하기 위해서라도 현재 산업체 파견해서 하는 현장실습은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곽수종> 중단하는 게 옳다고 보시는군요?

◆ 이수정> 네.

◇ 곽수종>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 이름은 거창하게 만들었지만 실제로 청소년들의 인권이 착취당하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에 가는 이유는, 집안 환경 때문에도 그렇고 본인의 특성에 따라 일찍 돈을 벌고 자수성가하고 싶다는 학생들이 많지 않겠어요?

◆ 이수정> 당연히 그렇죠.

◇ 곽수종> 일자리 부분이 줄 것 같아서요.

◆ 이수정>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굉장히 목표 의식이 뚜렷해요. 그런 학생들의 욕구를 반영해서라도 현재 현장 실습과는 다른 직업 교육과 취업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거죠. 고등학교 학생들이 졸업하고 앞으로 수십 년간 더 일을 할 일자리인 거잖아요.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은 덜하고, 당장 고등학교 졸업도 하기 전에 산업체 아무런 일자리에 파견 보내어 그것을 취업률로 삼아 학교를 운영한다는 건 뭔가 잘못되어도 앞뒤가 굉장히 잘못된 부분인 거죠. 아마도 학생들이 호소하는 부분은, 고졸 취업에 대한 부분이 너무 해결이 잘 되고 있지 않고, 학교에서도 교육 과정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으니까 이렇게 교육 과정 제대로 안 되면 차라리 돈 벌게 내보내주지 우리 왜 잡고 있느냐는 심정도 솔직히 있을 거거든요. 현재 산업체 파견 현장 실습 제도를 일단 멈추고 이것 외에 다양한 현장 실습이 가능하거든요. 그런 부분을 제대로 시행해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인 거죠.

◇ 곽수종> 지금 실습 나가면 급여 체계는 어떻게 되어 있습니까?

◆ 이수정> 제가 알기로는 거의 최저임금 수준에 딱 맞춰있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그보다 더 안 되는 경우도 있고요.

◇ 곽수종> 그러면 예를 들어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현장 근로자와 똑같은 일을 한다면 추가 근무도 할 것이고, 본인이 할 수 없는 부분도 무리하게 투입되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을 텐데요.

◆ 이수정> 임금이 낮을 경우 그것을 벌충하기 위해서 장시간 일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거든요. 거기에서 학생들이라고 다를 이유가 없죠.

◇ 곽수종> 그러면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교육청이나 학교 측에서 기업과 전혀 이야기가 없다는 말씀이세요?

◆ 이수정>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는데요.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한다는 게 학교에서 기업을 확보하는 차원으로는 사실 쉽지 않은 부분이거든요. 그래서 고용노동부와 교육부가 협의를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계속 노력해야 하는 부분인데, 마치 일자리 문제는 학생들이 알아서 취업을 나가서도 취업률로만 계산하는 것을, 교육 당국은 그 정도의 역할밖에 하고 있지 않은 거고요. 고용노동부의 경우 전체적으로 노동 환경이나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기에 고등학생, 특히 특성화고 학생들에 대해서는 특별하게 조치를 취하거나 이런 부분이 없다는 거죠.

◇ 곽수종>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가 취직하는, 생수 공장에서 고 이 군이 안타까운 사고를 당했는데, 주로 어느 쪽으로 많이 가나요?

◆ 이수정> 과마다 다른데요. 일부 과에서는 경영 회계나 그것과 관련된 것들로 가거나, 과 특성마다 다르고요. 현재 특성화고 과 배치나 이런 것을 보면 산업의 변화에 따라서 과들이 생겼다가 없어졌다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되고 있어요. 그래서 주로 하는 취업 나가는 곳이 이런 곳이라고 이야기하기 어려울 정도로, 예를 들어서 간호조무학과라든가 병원코디네이터 학과, 이런 곳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거든요. 여기에 졸업한 학생들은 병원에 취업할 확률이 높은 것이죠. 이런 식으로 예측을 해볼 뿐이지 실제로 어떤 업체 어떻게 나가고 있는지 전공과 업무 관련성이 높은지에 대해서는 쉽게 잘.

◇ 곽수종> 대부분 주먹구구식이네요. 대충 현장 실습 나간다고 하면, 예를 들어서 피아노 건반 관련된 특성화 전공하는 친구에게 생수 공장 가라고 하고, 다 그러한 식으로 주먹구구식으로 하고 있다고 보면 되겠네요.

◆ 이수정> 이번 학생의 경우에도 과가 말 관리 관련 과라고 들었거든요.

◇ 곽수종> 학부형들에게 말씀 좀 해주세요. 이렇게 자녀분들을 둔 학부형들이 걱정하실 내용인데요. 조언 한 마디 해주신다면요?

◆ 이수정> 제가 무슨 조언을 드릴 수 있겠나 생각이 많이 들고요. 이건 몇십 년간 방치되어 온 구조적 문제인 거거든요. 많이 늦었지만 이것을 빨리 바꿔야지 개인적으로 부모님, 학생들이 할 수 있는 부분은 많이 떠났다는 생각이 들어요. 59만 명의 불편보다 8천 명의 안전을 위해 수능을 미뤘듯이 현재 특성화고 3학년 졸업을 앞둔 6만 명의 안전을 위해서 현재 이러한 산업체 파견 현장 실습 당장 멈추고 제대로 된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곽수종>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이수정> 네, 감사합니다.

◇ 곽수종> 지금까지 이수정 노무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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