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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책을 읽읍시다] 콘텐츠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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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콘텐츠의 미래/바라트 아난드/리더스북

음원 서비스가 등장하자 불법 음원 다운로드가 활성화되고, 그것이 다시 CD 판매 저하로 이어지자 모두가 음악산업의 종말을 예견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CD 판매가 줄어든 만큼 콘서트가 부흥했고, 망한다던 음악산업은 지난 10년간 수십억 달러의 가치를 창출했다.

전자책이 등장할 즈음, 출판계에서는 종이책 산업이 망한다는 우려가 컸다. 그러나 이 예상 역시 빗나갔다. 전자책 판매량은 20%까지 늘었지만 그 이상 성장하지 못했고 종이책 수요도 줄지 않았다. 심지어 온라인 서점 아마존은 시애틀, 샌디에이고, 포틀랜드에 이어 올 상반기 뉴욕에 4번째 오프라인 서점을 연 데 이어 앞으로 더 확장할 계획이다.

디지털의 발전이 기존 산업의 파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견했던 많은 예상이 엇갈렸다. 모두의 예상과 달리 디지털과 아날로그는 서로의 땅을 뺏고 빼앗기는 적대적 제로섬 관계가 아니었다. 수익을 창출하는 재원이 바뀌며 가치의 재분배가 일어났을 뿐이다. 온오프 결합을 시도한 아마존의 도전과 같이 이 역할 관계를 제대로 이해한다면 비즈니스의 신대륙이 열리는 것이다.

하버드 MBA 비즈니스 전략 담당 교수인 저자는 그 역학 관계의 비밀에 주목한다. 디지털 변환 앞에서 성공한 기업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실패한 기업이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그 이유로 ‘콘텐츠의 함정’을 꼽는다. “콘텐츠는 귀신입니다. 그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처럼 우릴 홀리지요. 이 함정에 갇히는 순간, 패망의 길로 가는 겁니다”라고 말이다. 최고의 콘텐츠만 중요하다는 생각이 성공을 가로막는 가장 치명적인 함정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콘텐츠의 함정에 빠져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것은 ‘연결성’이다. 텐센트는 인스턴트 메시징으로 100조원을 벌었다. 빌 게이츠와 구글은 왜 보잘 것 없는 칸아카데미(무료 온라인 강의)에 투자했을까. 연관되어 있지만 보이지 않는 기회를 보려면, 현재 우리의 활동 무대 너머를 바라봐야 한다. 세상은 다양한 루트로 연결돼 있고, 서로 주고받는 관계 속에서 유기적으로 변화한다고 제언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연결 관계를 사용자, 제품, 기능적 연결 등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 살펴보면서 실제 기업에서 성패가 갈리는 전략을 분석한다. 비즈니스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상대할 사람은 누구이고, 이길 방법은 무엇인가”다. 이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면 제대로 된 제품과 소비자 파악, 시장의 변화는 물론이고 이 모든 것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를 살펴봐야 한다. 애플의 성공은 최고의 제품 때문이 아니라, 사용자 간 연결성을 환상적으로 활용했기 때문에 가능했듯이 말이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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