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보증 폐지' 반대하던 중기부 입장 바뀔까

홍종학 장관, 폐지에 강한 소신…法 개정안 계류중

"연대보증 폐지하라" 중소·벤처·스타트업 한목소리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홍종학(오른쪽)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간담회 장소인 인왕실로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17.11.2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차윤주 기자 = '혁신성장'을 내건 문재인 정부 내각 '마지막 퍼즐' 홍종학 장관이 중소벤처기업부 수장으로 취임하면서 연대보증제도 폐지 논의가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연대보증은 벤처·스타트업들이 혁신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한목소리로 폐지를 요구해왔고, 홍 장관은 국회의원 시절 관련 법안을 대표발의할 정도로 소신이 강하다.

22일 국회에 따르면 현재 김병관 더불어민주당·김세연 바른정당 의원 등이 발의한 연대보증제도 폐지 법안들이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중기위)가 심사하는 '중소기업진흥에 관한 법률', '기술신용보증기금법' , 정무위원회 소관인 '신용보증기금법', '은행법' 등 개정안에 각 기관·은행이 기업에 연대보증을 요구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연대보증은 물적 담보가 부족한 기업이 대출을 받을 때 대표이사나 경영자, 최대주주 등이 보증을 서도록 하는 제도다. 정책자금인 기금운영의 안정성을 높이고, 기업인의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

문제는 기업이 망하면 연대보증을 선 대표이사 등도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수 있어 창업 의지를 꺾는 주범으로 지목돼왔다. '세계 최악의 연대보증제도'가 사회 전반의 기업가 정신을 위축시키는데 반해, 실효성은 낮다는 지적이 많다.

중기부에 따르면 지난해 연대보증인으로부터 회수된 금액은 167억원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정부의 정책자금 대출잔액 8조6045억원 중 0.19%에 불과하다. 중소·벤처기업이 도산하면 대개 경영자도 채무를 이행할 능력이 없는 경우가 많고, 경영자의 과실을 따지지 않고 무한책임을 지우는 것이 주식회사의 유한책임제도에 반하는 것도 문제다.

하지만 중기부와 금융위원회 등은 연대보증제 폐지시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신중론을 고수해왔다.

경영자가 법인 명의로 돈을 빌려 파산과 창업을 반복하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고, 사기성 대출이나 횡령·배임 등 불성실 경영자까지 정책자금의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은행이 리스크를 우려해 기업 대출 규모를 줄일 것이란 우려도 한다.

이에 법으로 연대보증을 전면금지하기 보다 정책적으로 연대보증 면제 대상을 확대하자는 게 부처의 입장이다. 법 개정을 통한 전면 폐지엔 반대 입장인 셈이다.

그러나 김 의원은 "연대보증이 폐지되면 창업자들의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데 사기성 대출, 횡령 등은 도덕적 해이가 아니라 사법적인 처벌 받아야 할 범죄행위"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새 정부가 공약한 대로 연대보증 제도를 조속히 폐지해 창업과 재도전의 중소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새로운 금융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새로 취임한 홍 장관은 2014년 이른바 '스타트업 지원법'으로 불린 연대보증 폐지 법안들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들과 내용이 대동소이하다.

홍 장관은 당시 "사업이 실패하면 연대보증을 선 기업경영자들은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이런 제도로는 7전8기의 성공신화가 불가능하고 청년 창업의 의욕을 떨어 뜨린다. 연대보증은 해외에서 찾아보기 힘든 구시대적 유물"이라고 전면 폐지를 요구했다.

중기부는 내년 상반기 중으로 연대보증에 대한 종합 정책을 제시하겠단 입장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연대보증 제도 폐지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부작용이 생기지 않도록 보완할 방안을 만들어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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