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9 (일)

MB 18일, 朴 56일인데 文정부 1기내각 195일…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the300]5대원칙, 검증실패, 청문회…文정부 인선 '발목' 결정적 장면]

머니투데이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흔들린 인사원칙, 인사검증 실패, 망신주기식 인사청문회에 따른 후보자들의 고사. 문재인정부 인사 지연에 결정적 장면이다.





◇1. "빵 한마리 닭 한조각" 논란=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월19일 여야 대표들과 만나 "선거 때 말씀 드린 것은 원칙인데, 그것만 따지다 보니 지적을 받게 됐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그에 앞선 5월26일 5대 원칙과 관련해 사과하며 "취지는 지키겠지만 기계적으로 적용할 수 없다. 빵 한 조각, 닭 한 마리에 얽힌 사연이 다르다"고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고위공직자 배제 5대원칙(위장전입, 논문표절, 세금탈루, 병역면탈, 부동산 투기)'을 공약했다. 하지만 이를 지키지 못하면서 인선작업에 제동이 걸렸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시작으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위장전입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청와대는 5대원칙을 유연하게 적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위장전입의 경우 인사청문회가 도입된 2005년 7월 이후, 투기성 시도에 대해서만 적용하는 방식이다. 그래도 인사 논란은 계속됐다. 임 실장은 9월15일 인사 관련 한 번 더 머리를 숙였다.

◇2. 여성관, 음주운전..검증 실패=장관 후보자 가운데에서는 안경환·조대엽·박성진 후보자 3명이 낙마했다.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자신의 여성관, 허위 혼인신고 사건, 아들의 서울대 특혜입학 논란이 문제였다. 조대엽 전 고용노동부장관 후보자는 음주운전, 박성진 전 후보자는 창조과학 신봉 논란이 결정적이었다.

이들의 낙마 사유가 5대원칙과 관련이 없었던 게 주목된다. 5대원칙과 별개로, 청와대의 인사 검증 시스템에 대한 의문이 정치권에서 제기된 배경이다. '조국 민정수석 책임론'과 같은 줄다리기도 벌어졌다. 인사청문회를 진행해야 하는 국회에서 논쟁이 장기화하자 정부의 각종 핵심 직책에 대한 인선까지 더뎌질 수밖에 없었다. 검증실패는 후보자를 다시 물색하고, 인사청문회를 또 진행해야 하는 파장을 낳았다. 중기부는 박성진 전 후보자가 지명(8월24일)된지 거의 3달 만에 홍종학 장관이 임명됐다.

◇3. '망신주기'에 뚝 끊긴 지원자=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장관을 하겠다는 사람도 적었다. 지난 6월2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인사청문회. 당시 위장전입 문제 등으로 청문보고서 조차 채택되지 못했다. 김 위원장이 위장전입 논란에 "해외 체류할 때 우편물 수령을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야당은 요지부동으로 '불가' 딱지를 떼지 않으며 공세를 퍼부었다.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들은 김 위원장 사례를 인사지연에 결정적인 장면으로 지목했다. '망신주기' 인사청문회에 대한 거부반응이 장관 인선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청와대가 접촉한 몇몇 인사들은 김상조 위원장의 인사청문회를 거론하며 장관직을 고사한 것으로 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개선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인재를 등용하는데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