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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평창 올림픽이 코앞인데…정부 ‘AI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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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 방역에 ‘사활’

이 총리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과감하게” 대응 주문

전국 가금농가·차량 일제 소독…병아리 매매도 금지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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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고창과 전남 순천만에서 잇따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면서 전국이 다시 ‘AI 공포’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불과 3개월 정도 앞두고 고병원성 AI가 번지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19일 전북 고창의 오리 사육 농가에서 H5N6형 고병원성 AI가 검출된 데 이어 20일 전남 순천만의 철새 분변에서도 같은 바이러스가 확인되자 당국이 확산을 막기 위한 초동 방역에 전력을 쏟고 있다. 당국은 AI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 모든 가금 농가 및 차량에 대해 일제 소독을 실시하기로 했다.

전통시장에서 병아리를 판매하는 행위도 전면 금지시켰다. 전국 가금 판매업소 348곳에 대해 월 1차례 실시하던 휴업 및 소독을 월 4차례로 늘리기로 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는 AI가 도내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방역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10월부터 가장 높은 수준의 방역조치를 펼치고 있는 강원도는 올림픽 개최 지역인 강릉, 평창, 정선을 중심으로 거점소독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도는 또 소규모 농가의 닭·오리를 수매해 도태시키는 조치도 취하기로 했다.

당국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이미 국내 곳곳으로 퍼져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사육 중이던 오리와 철새 분변에서 잇따라 AI 확진 판정이 나왔기 때문이다. 같은 종류인 H5N6형 AI 바이러스가 130㎞ 떨어진 전북 고창과 전남 순천에서 거의 동시에 검출된 것도 이런 우려의 근거가 되고 있다.

특히 앞으로 AI에 감염된 철새가 이동하는 과정에서 다른 철새와 농가의 닭·오리 등 가금류에까지 바이러스가 확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한반도에서 겨울을 나는 철새가 주로 12~1월 사이에 우리나라로 들어오기 때문에 지금부터가 더 문제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AI 잠복기가 최대 21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이미 AI에 감염된 개체가 더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2014년 이후 매년 AI가 발생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국내의 가금류나 텃새에 남아 있던 AI 바이러스가 이번에 전파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 관계자는 “AI의 정확한 전염경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고창 오리 농가에서 확인된 AI는 해당 농가와 이 농가가 소속돼 있는 계열화 사업자 측의 부실한 대응에서 비롯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당국의 조사 결과 이 농가의 축사시설 중 그물망과 비닐이 찢어져 있는 등 노후화가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축사 지붕에서는 야생조류의 분변이 다수 확인됐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AI 상황점검 및 대책회의에서 “초동 방역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과감하고 신속해야 한다”면서 “AI가 종식될 때까지 철저한 방역체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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