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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집중기획-국립문학관을 위한 제언]일본 근대문학 연구센터로 정착…독일 카프카 성적표 등 자료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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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 공간’ 해외 문학관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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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는 국립을 내세운 문학관이나 크고 작은 공립·사립 문학관이 있다. 문학자료의 보존과 연구 등 아카이브 성격이 강한 곳도 있고 작가와 시민의 교류, 참여형 프로그램을 특징으로 한 곳들도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작성한 ‘국립근대문학관 조성 타당성 연구’(2013)를 보면 현재 국내에서는 ‘문학관’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다. 문학을 중심으로 한 자료 수집과 보존, 연구, 교육 및 체험, 전시, 작가 레지던스 공간 등의 기능이 혼재돼 있다. 이 보고서는 일본 도쿄근대문학관·가나가와근대문학관, 중국 현대문학관, 국립대만문학관, 러시아 도스토옙스키박물관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공립·사립 문학관이 660여개에 달한다. 대표적으로 꼽는 문학관은 도쿄에 있는 일본근대문학관이다. 이 문학관은 메이지유신 이후 100년이 넘는 근대문학 자료가 보존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위기감으로 시작해 1963년 4월 문화계 인사들이 앞장서 설립했다. 당시 1만5000명이 자료를 기증하고 문학관 건립 비용을 기부했다. 현재 명작 원본을 포함해 120만점의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이 문학관은 복각판 간행물을 연구자나 연구기관에 보급하고, 이를 통해 재정수입을 올린다. 공개강좌, 문학전, 사전 편찬 등 작가, 연구자, 시민들이 두루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사설기관으로 재단법인이 민간출연금으로 운영한다.

1984년에는 가나가와현이 주도해 요코하마에 가나가와근대문학관을 지었다. 대중성이 강한 문학관으로 메이지유신 이후 현재까지 활동한 작가들의 작품과 관련된 자료들이 연대별로 정리돼 있다. 이 문학관은 소장 자료 데이터베이스(DB)를 인터넷을 통해 공개함으로써 근대문학 연구센터로 자리 잡았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국립현대문학관은 1985년 문을 열었다. 약 17만권의 책, 2100여종 9만여권의 잡지, 1만여점의 문학인 육필 원고와 8000여점의 사진, 7800여점의 편지 등 모두 3만여점의 수집품을 소장하고 있다. 문학박물관, 도서관, 문학자료 연구·교류센터 등의 기능을 한다. 정부가 건립을 추진한 이 문학관은 약 9만2500㎡(2만8000평) 규모에 1126억원의 비용이 들어갔다. 운영은 중국작가협회가 주도하고 있다. 문학관 옆에는 루쉰문학원이 있어 작가나 연구자들의 집필·연구공간으로 활용된다.

독일은 괴테국립박물관과 실러국립박물관이 대표적인 문학관이다. 이 중 실러국립박물관은 1903년 개관해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실러의 작품 세계부터 취미 등 인간적인 모습을 살필 수 있는 책과 유품 등의 원본이 전시돼 있다. 박물관 바로 옆에는 2006년 문을 연 현대문학박물관이 있다. 카프카의 성적표, 브레히트의 그림처럼 20세기 중요 문학자료가 전시돼 있다. 문학관 인근에는 게스트하우스가 있어 연구자들이 장학금을 받으면서 4주~6개월간 머문다. 연구자들이 박물관·문학관 자료를 통해 학문적 재해석을 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 특징이다.

프랑스에서는 문학관 300여개가 운영되고 있다. 이 중 프랑스아라공문학관은 문학관의 여러 기능을 복합적으로 실현하는 곳이다. 시인 루이 아라공이 1982년 작가의 집을 국가에 기증했고, 1995년 이를 문학관으로 개방했다. 지역관광거점, 보조교육기관, 근접문화공간, 연구지원공간, 문학박물관의 역할을 하고 있다.

<김향미·백승찬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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