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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32년 권좌' 캄보디아 훈센, 반미노선 본격화…미국 원조 철회에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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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지난 9일 수도 프놈펜에서 열린 독립 64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한 훈센 캄보디아 총리의 모습. 사진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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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최서윤 기자 = 보복성 야당 탄압으로 국제사회의 반발을 산 캄보디아가 제재를 가하려는 미국에 노골적으로 ‘송곳니’를 드러냈다.

캄보디아의 친정부 성향 매체 프레쉬뉴스(Fresh News)는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19일 봉제공장 직원 5000여 명이 모인 행사장에서 미국의 원조 삭감을 환영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미국은 지난 17일 캄보디아 정부가 제1야당인 캄보디아구국당(CNRP)을 강제 해산시킨 조치를 비난하며 지방선거 지원 중단과 함께 후속조치로 ‘구체적 행동’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음모를 꾸몄다는 혐의로 투옥 중인 켐 소카 CNRP 대표의 석방과 야당·시민사회·언론에 대한 적법한 활동 보장도 요구했다.

앞서 지난 4월 미국은 캄보디아 총선(6월)과 내년 지방선거에 180만 달러(약 19억 7000만 원)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미국은 2014년 한 해 동안만 캄보디아의 의료·교육·경제·불발탄 처리 등에 776만달러(약 85억3000만원)를 원조했다.

그러나 훈센 총리는 “미국의 원조 중단은 캄보디아 정부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정치적 이익을 섬기는 집단들을 죽일 것”이라며 “외국 원조를 받겠다고 몸을 숙여 독립성과 주권을 잃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전국선거관리위원회(NEC)에 대한 원조를 중단하면 캄보디아의 민주주의가 파괴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훈센 총리의 이같은 행보는 국제사회에서 그의 입지를 더욱 좁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유럽연합(EU)과 함께 캄보디아의 수출량 60%를 차지하는 주요 수출국이다. 캄보디아의 수출품목 비중 70%를 차지하는 의류·신발류는 대미 수출시 최빈국 일반특혜관세(GSP) 혜택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훈센 총리가 이처럼 배짱 좋게 미국에게 덤비는 배경에는 중국이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캄보디아가 미국 대신에 자국에 충성하는 대가로 막대한 투자금을 캄보디아에 쏟아붓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중국의 캄보디아 투자는 48억달러(약 5조400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무 소쿠 CNRP 의원은 훈센 총리의 친중 노선이 외국인들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훈센 총리는 중국의 호의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 상황을 아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의 독점과 경쟁할 수 없다고 판단해 캄보디아를 빠져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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