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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한국, 제조업 빼곤 약해도 너무 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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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20년 전 외환 위기와 현재 비정규직·양극화 문제를 연결짓지 마세요. 관련이 없습니다. 다른 선진국들도 모두 당면한 문제입니다. 한국이 외환 위기를 겪지 않았어도 발생했을 겁니다."

지난 15일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공동 주최한 외환 위기 20년 콘퍼런스에서 만난 아눕 싱(67·사진)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세계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전날 KDI는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9명은 외환 위기가 현재 비정규직·양극화 문제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그의 생각은 달랐다.

싱 교수는 1997년 외환 위기 당시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국에서 실무자로 일했고, 이후 IMF 아태국장(2008~2013년)을 지낸 인물이다.

싱 교수는 한국 경제는 반도체 등 제조업과 수출 의존도가 너무 높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제조업을 뺀 나머지 분야는 약해도 너무 약하다"며 "서비스업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내수와 가계소비 중심으로 경제 성장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서비스업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싱 교수는 '시장 개방'을 들었다. 그는 "서비스업 성장을 막는 각종 규제를 풀고 시장을 개방해야 새로운 투자도 일어나고 고용도 늘게 된다"고 했다.

싱 교수는 "요즘 한국에서 '헬조선(지옥 같은 한국)'이란 말이 유행이라면서요?"라고 묻고는 자신이 생각하는 해답을 제시했다. "헬조선이 된 원인은 높은 청년 실업률 때문입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조가 있는 기업과 노조가 없는 기업 간 격차가 크고 이동도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렇게 경직된 상황에서는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서비스업을 키우는 동시에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개혁해야 합니다."

최종석 기자(com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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