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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사설]원화·유가·금리 신3고 파도 앞에 선 한국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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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가치 상승(환율 하락)세가 예사롭지 않다. 국제유가와 시장금리도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른바 ‘신3고 현상’이 미약하나마 회복세를 보이는 한국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97.5원에 마감됐다. 원·달러 환율이 1100원 밑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9월29일 이후 약 1년2개월 만이다. 외환당국이 “환율 하락속도가 너무 빠르다”며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원화가치 상승을 막지 못했다. 원화가치가 급등세를 보이는 것은 국내 경기 흐름이 나쁘지 않아 외국인 투자자금이 많이 유입된 데다 미국의 세제개편안 처리 지연, 한·캐나다 통화스와프 체결 등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원화가치는 다른 통화에 비해서도 상승세가 가파른 편이다. 지난 9월 말부터 이달 16일까지 원화가치는 4.0% 올랐지만 일본 엔화(-0.4%), 유로화(0.4%), 영국 파운드화(-1.5%) 등은 하락했다.

원화가치 상승은 수입단가를 낮춰 기업과 소비자의 비용 부담을 줄이고, 내수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려 채산성을 악화시킨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 하락하면 국내 제조업체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0.05%포인트 떨어진다. 심상찮은 것은 환율만이 아니다. 국제유가는 주요 산유국의 원유감산 결정으로 오름폭이 커졌다. 두바이유를 기준으로 국제유가는 지난 8월 말 배럴당 40달러대였지만 지난 17일에는 60.82달러로 치솟았다. 유가 급등은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내수경기를 위축시킬 수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하면서 시장금리 오름세도 지속되고 있다.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9월14일 1.739%에서 이달 15일 2.177%로 두 달 만에 0.438%포인트 올랐다. 은행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는 연 4.5%로 급등했다. 대출금리 상승은 소비심리를 얼어붙게 해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무엇보다 1400조원에 달한 가계부채는 언제든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달갑지 않은 신3고는 정부의 경제운용에 큰 부담을 지울 수 있다. 외환시장 모니터링 강화나 결제통화 다변화, 대출금리 상승 억제 등 소극적인 대책으로는 신3고의 파고를 넘을 수 없다. 신3고가 경기회복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도록 정부의 선제적이고도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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