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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사설]세월호 미수습자를 가슴에 묻으며 다짐해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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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미수습자 5명이 마침내 하늘나라로 갔다. 단원고 2학년 학생 남현철·박영인군, 단원고 교사 양승진 선생님, 권재근씨·혁규군 부자에 대한 장례절차가 20일 오전 발인을 마지막으로 끝났다. 참사 발생 1315일 만이다. 유해조차 찾지 못한 채 사랑하는 이를 가슴에 묻어야 하는 유가족의 비통한 심정을 어찌 헤아릴 수 있을까. 삼가 미수습자 5인의 명복을 빈다. 미수습자 5인에 대한 장례가 끝났다고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가 끝난 것은 아니다. 유가족들은 앞으로 더 긴 세월을 절절한 그리움과 고통 속에 살아가야 한다. 참사가 남긴 과제는 여전히 미완의 상태로 남아 있다. 이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야말로 살아남은 자들의 도리이자 의무다.

세월호 참사가 남긴 가장 큰 숙제는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책 마련이다. 진실규명은 그 첫걸음이다. 지난 4월 세월호 인양과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세월호 침몰 원인을 규명하는 작업이 활기를 띤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가야 할 길은 멀다. 진실규명을 위해서는 2기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가 출범하는 일이 급선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야당인 국민의당 및 정의당은 이를 위한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을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에 부친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여야 추천 위원 비율 등을 문제 삼아 이 법안 처리에 반대하고 있다고 한다. 시민들은 한국당이 전 정권 때 1기 세월호 특조위의 활동을 방해한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 한국당은 미수습자 추모식 논평에서 “더 이상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야당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겠다”고 밝힌 대로 법 통과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누워 있는 세월호 선체를 바로 세우는 일도 진상규명을 위해 필요하다. 그래야만 그동안 접근하기 어려웠던 구역에 대한 수색이 가능해 미수습자 유골 수습과 사고 원인 조사로 이어질 수 있다. 30분 늘어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 ‘7시간30분’도 풀어야 한다. 선체조사 후 결정하게 될 세월호 선체 처리 문제도 과제다. 원형 보존, 중요 부분만 보존, 상징물 보존 등 3가지 방안을 두고 논의 중이다.

진실규명과 함께 바로잡아야 할 것은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을 바라보는 일부의 비뚤어진 시선이다. 그들은 참사의 교훈을 되새기거나 유가족의 아픔을 어루만지기보다 갈등과 분열을 조장했다. 이들은 더 이상 갈등의 원인이 되지 않기 위해 숭고한 결단을 내린 미수습자 유가족을 보고 부끄러워해야 한다. 어느 누구도 유가족을 죄인의 심정으로 살아가게 할 권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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