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9 (화)

중국發 AI 변종 바이러스 ‘비상’… 전세계 대유행 경고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돌연변이 등장하며 무섭게 확산/ 작년 10월부터 11개월간 759건/ 1년 새 발병횟수 무려 6배 ‘껑충’/ 中 해안 중심으로 홍콩·대만 확산/ ‘사람 간 감염’ 가능성 배제 못해/“유엔·중국, 백신 등 공동 개발을”

세계일보

2013년 발병한 조류인플루엔자A(H7N9) 바이러스가 중국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하면서 세계적인 대유행병으로 발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1년간 이 바이러스의 변종이 보고된 데다 실험 단계이긴 하지만 사람 간 감염을 시사하는 증거가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학계는 대재앙으로 예고됐지만 기우에 그쳤던 다른 바이러스 사례처럼 지나친 우려는 경계하면서도 국가 간 협력 등 방역 조치가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경고한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8월(5차 파동)까지 H7N9에 감염된 사례는 759건으로 보고됐으며 이 중 281명이 사망한 것(약 37%)으로 나타났다. CDC는 지난 9월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인플루엔자위험평가방법(IRAT)에 따르면 H7N9는 지금까지 보고된 인플루엔자 중 대유행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지적했다.

H7N9가 주목받는 건 돌연변이를 통해 변종이 나오면서 최근 들어 확산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H7N9는 2013년 3월 최초 발병 사례가 보고된 이후 약 1년 단위로 ‘1~5차 파동’으로 나눠 통계를 내고 있다. 4차 파동(119건·2015년 10월~2016년 8월) 대비 5차 파동(759건)의 발병 건수가 6배 이상 증가하는 등 최근 감염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약 400건이 보고되는 등 겨울에 발병이 집중됐다. 5차 파동의 지역별 분포를 보면 장쑤성 147건, 저장성 91건, 광둥성 63건 등 중국 해안 지역에서 감염 사례가 많았고, 홍콩과 대만 등 다른 국가에서도 발병이 확인됐다. 치사율이 40%인 이 바이러스가 번지는 건 1~4차 파동 당시 저병원성에 머물렀던 H7N9가 최근 고병원성으로 변하고 있고, 인체 세포의 바이러스 수용체에 더 잘 달라붙게 하는 아미노산 변형체가 발견되는 등 돌연변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NYT는 H7N9가 5차 파동에 접어들면서 유전학적으로 양쯔강삼각주, 주강삼각주에서 기원한 바이러스로 각각 분화해 백신 개발이 어려워진 점도 우려된다고 전했다.

보건학계에서 가장 걱정하는 건 H7N9가 변화를 거듭해 사람 간 감염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단 현재까지 사람 간 접촉으로 H7N9가 퍼진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달 미국 위스콘신대 가오카와 요시히로 교수가 철장으로 분리된 흰담비 사이에서 H7N9 변종이 퍼진 것을 확인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우려가 커졌다. 인간의 독감 바이러스 전염 특성을 가장 잘 대변하는 동물이 흰담비이고, 호흡기를 통해 H7N9가 전염됐음을 추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이클 오스터홀름 미네소타대 교수는 “이는 머잖아 H7N9가 사람 사이에서 감염될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H7N9에 대한 과도한 걱정보다는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2005년 H5N1 조류인플루엔자와 2009년 H1N1 독감 바이러스는 공중보건 위기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계절성 감기 정도로 격하된 바 있다. CDC는 “변이 속도를 감안할 때 유엔 산하기구와 중국, 관련국들이 백신 개발은 물론 H7N9 유전형질 연구, 보건정책 등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WHO는 “가금류와 접촉을 피하고 병든 동물을 먹지 않는 것은 물론 멀리해야 한다”며 “음식을 먹기 전후 흐르는 물에 손을 씻고, 마스크를 쓰는 등 기본적인 위생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Segye.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