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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카탈루냐 선거 다시 치러도 '반반 여론'...탈출구가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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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선거 한 달 앞둔 스페인 카탈루냐

양쪽 모두 과반 확보 난망…연립정부 구성도 미지수

푸지데몬 전 수반, 브뤼셀서 원격 운동…7명 옥중 출마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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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뒤인 다음달 21일 스페인 카탈루냐는 의회 선거를 당겨 치른다. 지난달 1일 독립을 묻는 주민투표 후 지방정부와 중앙정부가 극한 대립 끝에 모색한 돌파구다. 사실상 독립 주민투표를 다시 한번 치르는 셈이다. 그러나 독립 정국에서 나타난 극도의 여론 분열이 선거에서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 해답을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찬반 진영 모두 비등한 결과가 나온다면 누구도 승복하지 않으려 할테고 갈등의 골만 더 깊어질 수 있다.

스페인 당국의 체포를 피해 벨기에 브뤼셀에 머물고 있는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은 18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독립에 찬성하는 정당의 연합인 준스펠카(JuntsxCat)의 선거 출마자 명단을 공개했다. 지난 15일에는 독립찬성 정당 공화좌파당(ERC)도 후보자를 확정했다. ERC는 준스펠카를 이끄는 푸지데몬의 카탈루냐유럽민주당(PDeCat)과 더불어 독립 찬성진영의 양대 주축이다.

양대 정당의 후보자 명단을 보면 스페인 정부가 경질한 자치정부 각료 14명 중 12명이 포함됐다. 이 중 푸지데몬 등 5명은 벨기에 당국의 스페인 송환요청 심사 결과를 기다리며 원격 선거운동을 해야 한다. ERC의 오리올 훈케라스 전 부수반 등 7명은 반역죄로 수감돼 있어 옥중 출마를 했다.

공식 선거운동은 다음달 5일부터 시작된다. 독립파는 스페인 정부의 강압에 대한 반감을 토대로 이번 선거에서 독립운동의 추동력을 얻으려 한다. 마르타 로비라 ERC 정부 수반 후보는 19일 라뱅가르디아와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는 스페인 정부가 결코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던 합의된 국민투표다”라고 말했다. 스페인 정부는 독립 찬성파가 이겨 독립을 다시 밀어붙이면 자치권을 박탈하는 헌법 155조를 적용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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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은 팽팽하다. 독립 찬성과 반대 진영이 규합해 연정을 구성한다고 해도 어느 쪽이 전체 135석 중 과반(68석)을 확보할 지 전망하기 어렵다. 스페인 유력 보수지 ABC가 여론조사기관 GAD3에 의뢰해 19일 발표한 조사에서 독립찬성 진영, 반대 진영 모두 각각 66~69석을 얻는 것으로 조사됐다. 찬성 진영에서 ERC 36~37석, 준스펠카 24석, 민중연합후보당(CUP) 7~8석 등이었다.

중도 성향 카탈루냐 최대 일간지 라뱅가르디아가 지난 5일 발표한 조사에서도 찬성 진영은 66~69석, 반대 진영은 65~70석으로 나타났다. 현지 언론들은 “모든 것이 열려 있다(라뱅가르디아)” “새 정부가 꾸려지기에 매우 복잡한 구도(ABC)”라고 평했다.

게다가 독립 찬성과 반대라는 기준을 빼고 나면 각 진영 내부도 극심하게 갈라져 있어 연립정부가 제대로 구성될지도 의문이다. 2년 전 선거에서 PDeCat와 ERC는 독립찬성 정당을 모아 선거연합 ‘준스펠시(JxSi)’를 꾸렸지만 ERC는 참여를 거부했다. 푸지데몬 정부 연정에 참여했던 CUP도 선거연합에서 빠졌다. GAD3 조사를 보면 여론은 정국 위기 관리에 실패한 푸지데몬의 준스펠시(16.7%)보다 ERC(23.1%)를 더 지지하고 있다.

독립 반대파 내에서도 중도 시민당(CS), 우파 국민당(PP), 좌파 카탈루냐사회당(PSC)은 간극이 크다. PSC는 빈곤완화 등 사회경제 문제를 중요시하지만 CS와 PP는 규제완화 등 신자유주의 정책을 지지한다. 특히 PSC는 카카탈루냐어와 문화를 가르치는 현행 교육제도를 바꾸는 것을 반대한다.

<이인숙 기자 sook9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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