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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무려 38년동안…닛산, 무자격자가 안전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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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닛산자동차가 신차 출고 전 자동차 안전검사를 무자격자가 진행한 기간이 38년인 것으로 드러났다.

닛산자동차는 지난 17일(현지 시각) 자사의 홈페이지에 ‘무자격자 사건’과 관련 조사 보고서를 게시했다. 이 보고서는 닛산차의 일본 내 6개 공장 중 교토 공장을 제외한 5곳에서 무자격자에 의한 검사가 일상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4개 공장에서는 1990년대부터 이러한 무자격자 검사가 일상화됐고, 도치기 공장에서는 1979년부터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일본은 도로운수차량법에 따라 자동차 업체가 정부를 대신해 신차 출고 전 안점검사를 하도록 했다. 자동차 업체가 신차 출고 전 가속 페달이나 브레이크, 전조등 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검사하는 것으로, 검사 자격증을 갖춘 전문가만이 이러한 안전검사를 진행하도록 했다. 하지만 닛산은 1979년부터 자격증이 없는 사람들이 이 검사를 관행적으로 해온 것이다.

닛산에 이러한 부정행위가 장기간 지속된 이유로 ▲사측의 생산량 확대와 비용 삭감 압박, ▲검사 현장 인원 부족, ▲직원들의 법규 준수 의식 부족 등이 꼽혔다. 특히 이러한 부정행위는 닛산 내부 감사에서도 발견되지 않아 고위급 경영진도 부정행위 실태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여파로 사이카와 히로토 닛산차 사장을 포함한 경영진은 보수 일부를 자진 반납하기로 했다.

닛산차의 부정행위가 드러나면서 일본 제조업의 장인정신(모노즈쿠리)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품질 신뢰도를 높여온 일본차 업체가 사실은 장기간 편법과 부정행위를 은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ISO(국제표준화기구) 규격 위탁 인증기관인 일본가스기기검사협회는 닛산자동차의 6개 공장에 대한 ISO 인증을 지난달 말 취소했다. 닛산 사건에 이어 최근 자동차 업체인 스바루도 무자격자 검사를 해왔던 사실이 발각됐고, 일본 고베제강도 품질을 조작해 납품한 사실이 드러났다.

[김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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