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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美 재벌 코크 형제, 주간지 타임 인수전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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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기업 메레디스와 손잡고 타임 '입질'

정치적 목적일 수도

뉴스1

지난 2016년 12월7일자 타임 표지. 지난해 '올해의 인물'로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가 선정됐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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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윤경 기자 = 출판 미디어 기업 메레디스(Meredith)가 다국적 재벌 코크 인더스트리즈(Koch Industires)와 손잡고 또다시 시사 주간지 타임 인수에 나서고 있다.

베터 홈 앤 가든, 마사 스튜어트 리빙. 셰이프 등의 잡지를 발간하고 있는 메레디스의 타임 인수는 지난 2013년 이래 세 차례 시도됐지만 모두 실패했다. 메레디스는 포춘 인수에도 관심을 보여 왔다. 타임워너에서 분사한 타임과 메레디스는 지난 2014년 최초로 인수합병(M&A)을 추진했으나 결렬됐다. 그러니 이번은 네 번째 도전이 된다.

그런데 코크 인더스트리즈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그리고 부사장인 찰스 G. 코크, 그리고 데이비드 H. 코크 형제의 타임 인수전 참여는 의외로 여겨지고 있다. 이들은 '우파' '보수'로 알려져 있으며 지난해 대통령 선거 때에 보수 후보를 돕기 위해 7억2000만달러를 기부했을 만큼 보수적 인사들. 그러나 타임은 대표적인 진보 성향 잡지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코크 형제의 미디어에 대한 관심은 사실 지금와서 생긴 건 아니다. 코크 인더스트리즈를 통해 타임 외에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시카코 트리뷴, 볼티모어 선 등 트리뷴 컴퍼니의 8개 신문도 인수할 의향을 보인 적이 있다. 2013년의 일이다.

이들이 미디어를 다수 보유하려 하는 건 아무래도 보수적 어젠다를 확산하기 위한 장치, 그러니까 정치적 목적 때문일 것이란 얘기가 다수다.

미디어 칼럼니스트인 마이클 올프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M&A)시도는 투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코크 인더스트리즈 측은 "미디어 산업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 왔다"며 "우리 기업(사업)의 가치를 늘리는데 있어 (미디어 인수를 포함한)광범위한 기회들을 모색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히고 있다.

찰스 코크 회장은 캔자스주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디어 산업에 뛰어들지 여부를 두고 재고하고 있다"며 "우리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가치를 늘릴 수 있는 기회가 있는 사업 분야(미디어 산업)에 대한 분석을 하는 출발점에 있다"고 밝혔다. 타임을 인수할 의향이 있다는 얘기로 해석된다.

자금은 메레디스가 갖고 있는 약 6억달러의 현금, 그리고 씨티은행 등 은행권으로부터 차입할 30억달러, 코크 인더스트리즈의 사모펀드 부문인 코크 에쿼티 디벨럽먼트가 조달하는 돈으로 충당될 것으로 보인다. 코크 형제의 보유 순자산은 470억달러에 달한다. 블룸버그 부자순위 12위다.

일부에선 굳이 적극적으로 정치적 이유를 위해서만 투자하려는 건 아니란 얘기도 있다고 NYT는 전했다. 자유 시장 이데올로기를 발전시키기 위한 '메가폰'으로 쓰기보단 그야말로 순전한 '투자'일 수도 있다는 것.

타임을 인수하게 되면 미디어 산업에 뛰어들면서 기존 사업의 영향력을 넓힐 수 있고 '미디어 재벌'로도 자리매김하게 되는 것이다. 워렌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31개 신문을 보유하고 있고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가 워싱턴포스트(WP)를 갖고 있는 것과 유사하다. 타임은 '올해의 인물'을 선정하는 등 각종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찰스 코크 회장은 지난해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사업은 매일 블로그, 신문, 미디어, 정부 관련 인사들로부터 공격받고 있다"고 말하고 "이들은 우리가 하고 있는 것과 의도를 전적으로 왜곡하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었다.
s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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