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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5 (수)

짐바브웨 37년 독재의 끝이 보인다…무가베, 퇴진 의사 밝힐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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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가베, 19일 쿠데타 군 세력과 면담

짐바브웨 곳곳서 시위 '축제 분위기'

무가베 퇴진 이후 민주주의 들어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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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현지시간) 짐바브웨 곳곳에서 무가베의 퇴진을 요구하고 그의 부인 '구찌 그레이스'를 비판하는 시위가 열렸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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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 독재의 끝이 보인다.

영국 가디언은 장기간 폭정을 휘둘러 온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쿠데타를 일으킨 군 수뇌부와 만날 예정이라고 18일 보도했다. 지난 14일 쿠데타가 발발한 이후, 무가베가 쿠데타 세력과 직접 만나는 두 번째 자리다. 무가베는 오랜 친구인 카톨릭 신부를 통해 면담 일정을 조율했으며, 이 면담에서 퇴진 의사를 밝힐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쿠데타 이후 사실상 가택연금에 처해 있다.

의회에서도 다음주 중 정식 탄핵절차를 밟겠다고 나선 상황이라, 무가베의 퇴진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이미 집권여당 짐바브웨아프리카민족동맹애국전선(ZANU-PF)은 지난 17일 무가베뿐 아니라 그의 아내 그레이스 무가베 여성연맹 위원장의 사퇴도 요구한 상황이다. ZANU-PF는 19일 무가베의 대통령직과 당대표직 퇴진을 요구하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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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현지시간) 짐바브웨 곳곳에서 무가베의 퇴진을 요구하고 그의 부인 &#39;구찌 그레이스&#39;를 비판하는 시위가 열렸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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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는 축제 분위기다. 가디언은 “지난 18일 수도 하라레에는 오전부터 수만 명이 모여 무가베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열었다”며 “나이와 계급, 성별을 불문하고 모인 수많은 사람이 독재 종식을 축하했다. 부유한 사람들과 가난한 노점상들이 함께 행진했다”고 보도했다.

사람들은 거리 곳곳에서 노래하고 춤을 추며 긴 독재가 끝났음을 환영했다. 가디언과 인터뷰한 한 시민은 “(영국에서 독립한 데 이어) 우리의 두 번째 독립기념일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라며 “우리는 정말 오랜 시간을 인내하고 기다렸다”고 밝혔다.

시민들이 손에 든 포스터와 플래카드에는 무가베 대통령은 물론 그의 부인 그레이스에 대한 비판도 넘쳐났다. 이들은 사치스런 그레이스의 별명이 ‘구찌 그레이스’란 점을 이용해, ‘구찌, 짐 싸라’와 같은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들고 행진했다. 이미 그레이스와 가까웠던 고위 관료들은 체포된 상태며, 그레이스 또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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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가베와 그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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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무가베의 퇴진 이후다. 유력한 후임으로 거론되는 이는 에머슨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으로, 그는 오랜 기간 무가베의 2인자로 함께했으나 대통령직에 욕심을 내던 그레이스에 밀려 지난 6일 국외로 도피했다.

그러나 음난가그와가 집권한다고 해서 짐바브웨에 제대로 된 민주주의가 들어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가디언은 “음난가그와는 수십 년 동안 무가베의 오른팔이었으며, 대통령이 저지른 부패와 폭력, 인권 유린 문제에 그 또한 대부분 연루되어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쿠데타를 일으킨 군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 보는 시각도 많다.

오랜 독재로 인해 짐바브웨 경제는 완전히 붕괴한 상태다. 특히 실업 문제가 심각해, 대학을 졸업해도 일자리를 구할 수 없어 많은 청년들이 이 나라를 등지고 떠나고 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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