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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5 (수)

미 전략사령관 “트럼프 대통령 위법적 핵공격 지시 거부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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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우린 우둔하지 않다…이런 상황에 대해 상당히 숙고한다”

북-미 긴장 속 미 의회의 ‘트럼프 돌출 행동 우려’ 안심시켜



존 하이튼 미 전략사령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공격 지시가 위법적이라고 판단되면 거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미 의회를 중심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핵무기 사용 권한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고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하이튼 전략사령관은 18일 캐나다 노바스코샤 주 핼리팩스에서 열린 국제 안보포럼에서 지난 14일 로버트 켈러 전 전략사령관이 “대통령의 핵무기 사용 지시가 적법하지 않으면 거부할 수 있다”고 한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렇게 말했다고 <시비에스>(CBS) 방송이 보도했다. 미 전략사령부는 핵무기 및 대륙간탄도미사일 등 미국의 전략무기 전반에 대한 통제권을 보유하고 있다.

하이튼 전략사령관은 핵무기 사용의 일반적인 명령 수행 절차를 설명하며 “(위법적 명령 거부는) 복잡한 얘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대통령에게 조언을 하고, 대통령은 나에게 할 일을 지시할 것이다. 지시가 위법적이라면 어떤 일이 일어날 것 같은가?”라고 청중들에게 되물었다.

그는 “대통령에게 ‘이것은 위법입니다’라고 얘기하면 대통령은 ‘합법적인 방법엔 어떤 것이 있냐’고 물을 것이다. 그러면 나는 어떤 상황에든 대응할 수 있는 역량들을 조합해 만든 선택지들을 대통령한테 제시하게 된다”며 “이런 식으로 일이 진행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우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우리는 우둔한 사람들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상당히 숙고한다. 이런 책임을 맡게 되면 어떻게 숙고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답했다.

그는 “나는 무력충돌법에 나오는 적법성과 필요성, 비례성, 과잉금지 조항 등과 관련해 수십년간 단련이 된 사람“이라며 “위법한 명령을 받았을 때 어떤 식으로 대응할지에 대한 여러 시나리오를 살펴보는 것도 기본 임무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불법적 명령을 실행하면 감옥에 가야 할 것이다. 남은 평생을 감옥에 지내야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이튼 전략사령관의 이같은 발언들은 ‘예측불가능한’ 트럼프 대통령이 우발적으로 ‘핵버튼’을 누를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를 안심시키려는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9월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을 ‘완전 파괴’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은 이후, 미 의회에선 대통령의 전쟁 개시 및 핵무기 사용 권한 축소를 위한 청문회를 개최하는 등 견제 움직임을 본격화해왔다.

한편, 하이튼 전략사령관은 북한의 핵개발과 관련해 “미군은 언제나,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어떠한 북한의 위협에도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는 핵 억지를 위해 분명히 해야 할 부분으로, 분명히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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