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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 (목)

터키 검찰, 한국계 美검사 수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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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김준현 검사장 직무대행.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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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터키의 외교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한국계 미국 검사에게까지 불똥이 튀었다.

터키 이스탄불 검찰은 프리트 바라라 전 뉴욕남부 연방지검장과 준 김(Joon H.Kim·45, 한국명 김준현) 연방지검장 직무대행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18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바라라 전 검사장과 김 검사장 직무대행은 터키의 대이란 제재 위반 사건을 기소하는 과정에서 출처가 불분명한 문서와 전화도청 녹음테이프를 증거로 제시했다며, 이는 국제법과 국내법 모두 위반이라고 터키 검찰은 설명했다.

미국 뉴욕남부지검은 현재 양국 외교 갈등의 최대 현안인 '이란 제재 위반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이 사건으로 이란계 터키 금거래상 레자 자라브, 터키 국영은행 할크방크의 쉴레이만 아슬란 전 은행장, 자페르 차을라얀 전 터키 경제장관 등 9명이 지난 9월 대 이란 제재 위반혐의로 기소됐다. 특히 자라브는 지난해 3월, 메흐메트 하칸 아틸라 할크방크 부사장은 올해 3월 각각 미국에서 구속됐다. 이들은 이란이 판매한 에너지 대금을 금으로 지불하는 방식으로 미국의 이란 제재망을 따돌린 혐의를 받는다.

바라라 전 검사장은 이 사건 수사를 지휘하며 자라브를 체포하는 성과를 냈다. 김 검사장은 바라라 전 검사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돌연 해임된 이후 이 사건을 이어받았다. 그는 한인 2세로 스탠퍼드대, 하버드대 법학대학원을 거쳐 지난 2000년 뉴욕남부지검 연방검사로 첫발을 내디뎠다. 2015년 7월 부검사장으로 승진했고, 최근 맨해튼 차량공격사건 수사를 이끌며 주목받았다.

한편, 터키는 미국의 수사에 정치적 의도가 담겼다고 보고 있다. 바라라 전 검사장과 김 검사장 직무대행이 지난해 7월 실패한 쿠데타의 배후인 이슬람 성직자 펫훌라흐 귈렌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자라브 사건의 증거는 터키에서 불법적으로 수집된 것이고, 그 증거를 수집한 (터키) 사법부 고위 인사들은 재미 귈렌에 연계된 혐의로 기소됐다는 것이 터키 당국의 주장이다.

귈렌은 터키정부가 작년 쿠데타 모의 배후로 지목한 인물로, 지난 1999년부터 미국에 체류하면서 사실상 망명생활을 하고 있다. 터키는 미국에 귈렌 송환을 끈질기게 요청하고 있지만, 미국은 송환을 거부해왔다.

[고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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