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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포항 강진 - 특별재난지역 지정]“경상도 지역 필로티형 다가구, 전수조사해 보강 계획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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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내진 대책 시급”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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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진 이후 ‘필로티 구조’ 건물이 지진에 취약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포항시 일대에서 건물을 떠받치던 기둥이 무너진 사진이 공개되면서 시민들의 공포도 커지고 있다.

필로티 구조는 1층을 비우고 벽면 없이 기둥으로 하중을 지지하는 형태로 짓는 건축 방식이다. 주차공간 확보 등 장점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지진과 화재, 수평 방향 진동에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광량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회장은 16일 “필로티 구조 건물은 지진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며 “내진성능을 보강하려면 대개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1층에 콘크리트 벽이나 철판 등을 쌓아올리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행 건축법에 필로티 구조 관련 내용이 명시적으로 포함돼 있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구조 설계를 할 때 내진성능과 하중조건 등을 고려하는데 필로티 구조로 건물을 지으려면 상대적으로 더 튼튼하게 지어야 한다고 인식하는 정도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저층 다가구주택에 필로티 구조를 적용할 때 기둥을 지붕까지 연결하지 않고 벽이 없는 아래 부분만 떠받치게 짓는 경우가 많은데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존 필로티 구조 건축물에 대한 실태 조사와 대책 마련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전국적으로 필로티 구조에 거주하는 가구는 약 37만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영진 건축도시정책정보센터장은 “기둥 두께와 강도 등 필로티 구조 기준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표준화한 설계 가이드를 하루속히 만들어 보급한 뒤 이를 준공검사 때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지진이 경상도를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는 만큼 해당 지역 주택들을 전수조사해서 위험한 건축물은 건축주가 빨리 보강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로티 구조가 무조건 지진에 취약한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필로티 구조의 주상복합 아파트나 빌딩은 오히려 더 튼튼하다”고 말했다. 포항에서 필로티 구조로 건물을 지을 때 내진설계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국토교통부 건축정책과 관계자는 “(지진으로) 기둥이 찌그러진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기 전까지 건물의 부실 문제로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 사이에선 포항 지진을 계기로 지진 위험지역에 있는 오래된 건물의 구체적 보강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원진·이성희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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