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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성장 없이 연명만… 5년 후가 더 걱정" 박용만, 金부총리에 28쪽짜리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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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현안에 전문가 제언 전달

조선일보

김동연(왼쪽) 경제부총리가 16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부터 '최근 경제 현안에 대한 전문가 제언' 보고서를 건네받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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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현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쓴소리’를 김동연 경제부총리에게 건넸다.

박 회장은 15일 김동연 부총리와의 간담회에서 최근 경제 상황을 “예상보다 좋아지는 것 같아 다행이지만, 한편으로는 갈 길이 숨이 찰 정도로 멀다”고 진단했다.

박 회장은 이어 ‘최근 경제 현안에 대한 전문가 제언’이라는 28쪽짜리 보고서를 내밀었다. 대한상의가 현장 기업인과 대학교수, 연구원, 컨설턴트, 시민단체 관계자 등 전문가 50명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한 것이다.

보고서는 “지난 3분기(7~9월) 10대 그룹의 영업이익이 84% 늘었지만, 10대 그룹을 제외한 상장사 이익은 2% 감소했다”면서 “역대 정권의 양극화 지원책이 있었지만 중소기업 ‘지원’에 국한되고 ‘역량 강화’ 정책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경제정책이) 성장과 연명의 선택에서 연명의 선택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장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경제정책의) 어떤 방법론도 의미가 없다”고도 했다.

보고서는 또 이번 정부 경제가 추진 중인 혁신 성장과 관련해 “규제 개혁이 국정 주요 과제로 오랫동안 추진됐지만, 혁신적인 기업 창업은 아직도 어렵다”면서 “혁신하지 않는 늙은 기업을 보호하는 데 정책 초점이 맞춰진 듯하다”고 했다.

보고서는 노동시장 구조 개혁에 대해 “우리는 노동 개혁에 착수조차 못 하고 있다”면서 “구시대적인 노동시장 보호막을 걷어내고 고용보험, 실업부조 등 사회 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보고서에는 “5년 후가 더 걱정”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담겼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사람에 대한 투자와 효율성 향상을 위한 혁신이 필수적인데, 금융·노동·인적 자원 개발 관련 제도는 구태에 머물고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 충격에 대한 대응책은 미진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부총리는 “대한상의 보고서의 좋은 제언을 최대한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답변했다.

[금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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