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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지진 테마주도 출렁… 급등 하루만에 와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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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진 이후 요동친 주식·보험·유통업계

다쳤을 땐 실손보험 되지만 車는 특약 가입해야 보상가능

생존배낭·라디오 판매 급증

이틀째 이어진 포항 지진으로 유통 업계와 보험 업계가 크게 출렁였다. 마트와 백화점,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헬멧, 생존 배낭과 같은 안전용품이 많이 팔려나갔고, 보험사에는 지진이 났을 때를 대비해 보험에 가입하려는 사람들의 문의가 이어졌다.

주식시장에선 지진 관련 종목이 지진의 영향을 받았다. 교량 보강 업체, 내진 제품 생산 업체 등 이른바 ‘지진 테마주’ 상당수는 전날 큰 폭으로 올랐다가 이날 내림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작년 경주 지진 등을 겪은 투자자들이 학습 효과로 인해 테마주들이 힘을 쓰지 못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선일보

16일 오전 포항시 흥해실내체육관에 대피한 시민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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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배낭, 쓰러짐 방지대, 라디오 등 지진 상품 매출 급증

16일 대형 마트와 백화점 등에는 지난해 9월 경주 지진 발생 후 관심을 받았다가 판매가 주춤했던 안전용품, 비상식량 등을 사려는 구매자들이 크게 늘었다.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은 ‘생존 배낭’으로 지진으로 인해 가스·전기·통신 등이 끊겼을 경우 최소 72시간을 버틸 수 있도록 고열량 비상식량과 물, 손전등, 구급약품, 방한 의류 등을 담은 배낭이다. 업계에 따르면 하루 평균 10개 정도 팔리던 생존 배낭은 15일 하루에만 40여개가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에 따르면 지진이 발생한 15일 하루 동안 손전등 매출은 38%, 라면은 26% 증가했다.

또한 방재 모자 등 안전모 계열 제품들도 전주 대비 75%, 각종 보호대는 28% 매출이 늘었다. 지진이 발생했을 때 가구나 TV가 넘어지지 않도록 가구·TV와 천장 사이에 설치·고정하는 '쓰러짐 방지대'나 진동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누전차단기를 내려 전력 공급을 끊는 '지진 전기 차단기' 등도 많이 팔렸다. 특히 지진이 발생한 영남권 이마트의 15일 라디오 매출은 지난주 같은 요일 대비 179% 증가했다.

◇지진 보장 가입 문의도 크게 늘어

보험사에는 지진 피해를 보상해주는 상품에 대한 문의가 늘었다. 보험 업계에 따르면 지진 피해로 사람이 다치거나 사망하면 기존에 가입해둔 상해보험이나 사망보험, 실손의료보험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건물 등 재산상 피해를 입었다면 풍수해보험, 화재보험과 재물보험의 지진 담보 특약, 재산종합보험에 가입한 경우에만 보상받을 수 있다. 자동차는 천재지변인 경우 보상을 해주지 않기 때문에 이번에 지진으로 건물 외벽이 떨어져 자동차가 파손된 경우 보상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지진·태풍·홍수 등 자연재해로 발생한 건물 등의 피해를 보상해주는 풍수해보험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보험료의 55~92%를 지원한다. 화재보험과 재물보험은 지진 담보 특약에 가입해야만 지진에 따른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공장을 갖고 있는 경우엔 지진을 포함해 낙뢰, 홍수, 폭발 등 모든 리스크를 보장하는 재산종합보험을 들어야 이번에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지진 보험’에 대한 일반인들의 가입률은 저조하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지진 피해 관련 보험의 총 가입 금액(보험사가 보장해주는 최고 한도액)은 2987조원인데, 이 중 98%(2917조원)가 기업들이 주로 가입하는 재산종합보험 가입 금액이었다.

◇지진 테마주는 전날 폭등했다가 대부분 하락

하지만 주식시장에 끼친 지진의 영향은 미미했다. 16일 코스피지수는 포항에 여진이 발생했지만 전날보다 0.66%(16.54) 오른 2534.79에 마감했다. 코스닥도 전날보다 1.59%(12.19) 오른 780.22를 기록해 780선을 뚫어냈다.

특히 전날 큰 폭으로 상승했던 지진 테마주는 이날 대부분 하락 마감했다. 교량 보강 업체인 코리아에스이는 전날 30% 가까이 올라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이날은 주가가 9%가량 빠졌다. 이중 바닥재 제조 업체인 대창스틸도 전날에는 26% 주가가 올랐지만 이날은 13%나 떨어진 4605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 밖에 소방용품 제조 업체인 파라텍도 어제는 14% 상승했지만 이날은 7.7% 하락했고, 원자력 밸브를 제조하는 포메탈도 주가가 전날 14.8% 올랐다가 이날 9% 떨어졌다. 반면 진동을 흡수하는 교량 받침 등을 생산하는 삼영엠텍은 전날(30%)에 이어 9.4% 상승했지만 상승 폭은 크게 줄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지진이 발생했을 때 주가 움직임을 유심히 지켜봤던 투자자들이 이번 지진을 특별한 호재로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지진 테마주가 하락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곽창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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