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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이재용 옥중경영 본격화…세대교체·미전실 출신 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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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삼성전자 임원인사 마무리

이재용 체제 첫 대규모 인사

부사장 이하 임원 221명 승진

이왕익·강창진 부사장 승진 등

옛 미래전략실 임원 8명 재부상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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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16일 부사장 이하 임원급 승진 인사를 단행하면서 임원 인사를 마무리했다. 사실상 ‘이재용 체제’로 전환 뒤 첫 대규모 인사로, 역대 두번째로 큰 규모다. 구속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뜻이 담긴 것으로 알려진 이번 인사의 핵심은 ‘세대교체’와 ‘옛 미래전략실 임원의 재부상’을 꼽을 수 있다. 미전실 출신 임원 8명이 승진한 이날 이 부회장은 뇌물 제공 등의 혐의로 진행 중인 항소심 공판에 출석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2018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부사장 27명, 전무 60명, 상무 118명 등 부사장 이하 임원급 승진자 221명의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전체 임원(1049명)의 5분의 1이 넘는 규모다. 이로써 지난달 31일 반도체·가전·휴대폰 등 3개 부문장 교체 인사로 시작된 삼성전자 임원 인사가 끝났다. 앞선 부문장·사장단 인사에서 나이가 대폭 낮아진 것처럼 이번에도 어려졌다. 부사장 승진자 27명의 평균 연령은 54.1살이다.

이번 인사는 ‘이재용 체제’ 구축을 위한 세대교체 성격이 짙다. 삼성전자는 2013년 말 227명의 대규모 승진 인사를 했으나,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에는 100여명대로 승진 규모를 줄였다. 지난해 말에는 아예 임원 인사를 건너뛰고, 지난 5월에야 80여명의 승진 인사를 했다. 이번 대규모 승진 인사는 총수 부재에도 이재용 체제 전환을 더이상 늦출 수 없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옛 미전실 출신 인사들의 복귀나 승진도 눈에 띈다. 지난 2일 7명의 사장단 승진 인사를 하면서 이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평가받는 정현호 전 미전실 인사지원팀장(사장)이 사업지원티에프(TF)장(사장)으로 재입사했다. 그는 삼성그룹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깊숙이 연루된 데 대한 사회적 책임으로 미전실이 해체되면서 퇴사한 9명 팀장 가운데 유일한 복귀자다.

이날 부사장급 이하 임원 인사에서도 미전실 출신들의 약진은 두드러졌다. 올해 초까지 미전실에서 일한 이왕익, 강창진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상무급인 6명도 전무로 승진했다. 부사장으로 승진한 최진원 전무도 한때 미전실에 몸담았으며, 총수 일가의 자금 관리를 맡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사퇴한 이인용 커뮤니케이션 팀장 후임으로는 백수현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 기조로 성과주의를 내세웠다. 실제 부사장 이하 승진자 221명 가운데 절반(44.8%)가량인 99명이 반도체 부문(DS·디바이스 솔루션)에서 나왔다. 2016년 57명, 2017년 41명에 비해 2배 늘었다.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14조5000억원 가운데 반도체 부문은 절반이 훨씬 넘는 9조9000억원의 성과를 거뒀다. 휴대폰과 가전 부문 승진자는 각각 39명, 36명이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상 최고 실적을 낸 반도체 부문은 99명이 승진해 역대 최대를 기록해 철저한 성과주의 인사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조직 개편과 보직 인사를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이날 삼성에스디에스(SDS)와 에스디아이(SDI)·디스플레이·전기·벤처투자 등 전자 분야 계열사들도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한편, 삼성생명·화재 등 금융계열사와 삼성물산·중공업 등 기타 계열사 인사는 다음주부터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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