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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불안심리 악용한 사교육업체 `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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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능 일주일 연기 ◆

포항 지진으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23일로 연기된 가운데 서울 대치동 등 학원가에선 일주일짜리 수능 특강들이 속속 개설되고 있다. 갑작스럽게 시험 일정이 변경되면서 혼란에 빠진 수험생들의 불안 심리를 파고든 마케팅이란 지적이 나온다.

16일 대치동 학원가 등에 따르면 J학원, P학원 등 유명 수학 학원들은 지난 15일 밤 정부의 수능 연기 방침이 발표되기가 무섭게 일주일짜리 파이널 수능특강을 개설했다. 하룻밤 사이 특강을 개설한 학원은 확인된 곳만도 10곳이 넘는다. 홈페이지에 '수능 연기로 인해 막판 수능 대비 실전 특강이 개설됐다'는 문구와 함께 '수능 직전 막판 특강'을 홍보하는 공지글을 올리고 이를 각종 수험생 커뮤니티로 퍼나르는 식이다.

'일주일 특강'은 17일부터 22일 사이 학생이 원하는 횟수만큼 학원에 나와 수업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강 내용은 최종 모의고사 풀이와 기출문제 분석으로 구성된 곳이 많았다. 특강료는 회당 8만원 수준이다. 6일간 모든 특강을 들을 경우 대략 50만원이 드는 셈이다. 부담스러울 수 있는 가격이지만 당장 일주일 동안 공부할 교재와 학습 공간이 필요한 수험생들은 이 같은 '일주일 특강'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등록하고 있다. 수험생들의 학습 컨디션 유지가 최대 관건이 되자 학부모들 역시 자녀들을 다시 학원으로 보내고 있다.

학원가 내부에선 "도가 지나친 것 같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학원 관계자는 "사실 기분의 문제일 뿐"이라며 "이 시점에서 특강을 듣는다고 실력이 일취월장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학원들이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불안심리를 지나치게 자극하고, 학생들을 그저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며 "같은 사교육 업계 종사자 입장에서 보더라도 좀 지나친 면이 없지 않다"고 고개를 저었다. 몇몇 스타강사와 대형 입시학원들은 23일까지 무료 온라인 강의와 자료를 제공하겠다고 밝히며 유료 '일주일 특강'을 개설한 학원들과 대비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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