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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4 (금)

다시 말 바꾼 美 트럼프 "나는 미 정보기관들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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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과 관련해 자국 정보기관이 아닌 러시아 대통령을 편들어 구설수에 오르자 하루만에 말을 바꿨다. 그는 일단 미 정보기관을 믿는다면서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난하지는 않았다.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그는 12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푸틴 대통령이 자신이나 러시아가 지난해 미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느낀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무엇을 믿는가에 대해서는, 나는 미 정보기관을 믿는다"며 "나는 현재 유능한 사람들이 이끌고 있는 미 정보기관들을 매우 신뢰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렸던 베트남 다낭에서 하노이로 이동하며 기자들과 만났다. 그는 기자들에게 "푸틴 대통령은 개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내가 다시 물어봤더니 그는 우리 선거에 절대 개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며 "그의 말이 진심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이 나를 볼 때마다 '난 (개입)하지 않았다고 말한다"며 " 그가 그것(개입 의혹) 때문에 매우 모욕감을 느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는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등 전직 미국 정보 당국자들의 이름을 일일이 거명하며 이들은 거짓말쟁이이며 폭로자들이라고 혹평했다.

같은 날 CIA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성명을 내고 "마이크 폼페오 CIA 국장은 올해 1월 정보기관들이 발표한 보고서를 여전히 지지한다"며 "러시아의 미 선거 개입 관련 평가는 바뀌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정보기관들은 러시아가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판단을 내렸다.

해당 발언이 알려지자 미 정가에서는 비난이 쏟아졌다. 하원 정보위원회 간사인 아담 쉬프(캘리포니아주·민주당)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누구도 속일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공화당의 존 맥케인(아리조나주)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너무 "안이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기자회견에서 올해 1월 당선인 신분으로 러시아의 미 대선 해킹을 처음으로 인정했던 과거에 대해서는 "해킹에 관해서는 러시아가 배후였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국가들의 다른 사람들도 미국을 해킹했다"고 역설했다. 이어 "지금은 깨지고 부서진 세계를 다시 치료해야 하며 이는 매우 중요한 일" 이라고 덧붙였다. AP는 이를 두고 미 의회의 러시아 경제제재를 염두에 둔 말일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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