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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박 정부 국정원, 문제인물 249명 등 `블랙리스트`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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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이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개혁위원회는 30일 '국정원 적폐청산 TF'(태스크포스)로부터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의 문예계 블랙리스트 작성 관여 의혹 조사결과를 보고받고, 관련 자료를 검찰과 문체부 산하 문예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원회에 전달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개혁위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정원은 2014년 3월 19일 '문예계 내 左성향 세력 현황 및 고려사항'이라는 제목의 청와대 보고서를 통해 주요 좌성향 문제 단체 15개와 문제 인물 249명을 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이 문제 단체로 꼽은 곳은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문화연대, 한국작가회의, 서울연극협회, 민족미술인협회, 한국민족극운동협회,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한국영화감독조합 등이다.

문제 인물로 분류된 249명은 활동전력과 영향력에 따라 A급(24명), B급(79명), C급(146명)으로 나눴다.

활동영역은 문학 48명, 미술 28명, 연극 22명, 음악 30명, 영화 104명, 방송 7명, 기타 10명 등이다.

국정원은 또 청와대의 지시로 2014년 2월부터 문체부와 함께 문예기금 지원 관련 인물검증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고 개혁위는 밝혔다.

이 같은 방법으로 국정원은 2014년 2월부터 2016년 9월까지 문체부로부터 약 8500여 명의 인물검증 요청을 받아 이중 민주당·옛 통합진보당 당원, 정부비판·시국선언 참여자,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자 등 348명을 문제 인물로 선별·통보했다고 개혁위는 밝혔다.

국정원은 또 2013년 8월 27일 'CJ의 좌편향 문화사업 확장 및 인물 영입여론'이라는 청와대 보고서를 통해 CJ E&M이 제작한 영화 가운데 '광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연상하게 하는 등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를 간접 지원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고 개혁위는 밝혔다.

국정원은 또 '살인의 추억', '공공의 적' '도가니' 등은 공무원·경찰을 부패·무능한 비리집단으로 묘사했고, '공동경비구역 JSA', '베를린'이 종북세력을 친근한 이미지로 오도했으며, '설국열차'는 시장 경제를 부정하고 사회 저항운동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국정원은 같은 보고서에서 CJ E&M은 '좌파' 영화감독 장진에게 'SNL코리아'의 연출·진행을 맡겨 대통령을 헐뜯고 '여의도 텔레토비' 코너에서 대통령을 패러디한 '또'를 욕설을 많이 하고 안하무인인 인물로 묘사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최일구·오상진 아나운서, 나영석 PD 등 좌파 세력을 영입하고, 탁현민·김어준·표창원·진중권과 임수경 의원, 성한용 한겨레 신문 기자 등을 토론 패널로 집중 출연시켜 종북좌파의 입장을 대변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개혁위는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 심리전단은 원세훈 전 원장의 지시에 따라 법원 내 진보성향 연구단체인 우리법연구회의 해체를 촉구하는 심리전을 전개했다고 밝혔다.

개혁위에 따르면 국정원 심리전단은 2009년 8월 자유주의진보연합과 협조해 우리법연구회 회원명단과 활동내용을 언론사에 전달, 기사화를 유도함으로써 해체여론을 조성하는 동시에 보수단체를 활용해 부정적 이미지를 부각하는 한편, 다음 아고라 등 온라인에서도 비판 글을 게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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