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5 (수)

'출판계 블랙리스트' 잇따른 추가 정황…어디까지 드러나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신경림·박범신 등 문학인들, 한국문학번역원서 배제…'블랙리스트' 기획은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부터]

머니투데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 기자브리핑이 진행된 지난 9월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디스페이스에서 진상조사위원장인 조영선 변호사가 박근혜 정부인 2016년 2월 문체부 내부 문건을 보여주며 브리핑 하고 있다. 이 문건에는 국정원과 청와대가 개입해 관리했음을 나타내는 K(국정원), B(청와대)가 표기돼 있다./사진=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진보성향을 가진 출판인들을 배제한 정황이 잇달아 드러나면서 그 뿌리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산하 기관들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출판계 블랙리스트를 둘러싼 추가 의혹들이 집중 추궁됐다.

당시 김민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출판진흥원의 '찾아가는 중국도서전' 선정 과정에서 문체부 주무관의 지시로 지원에서 배제된 도서가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배제된 도서에는 진중권의 '미학 오디세이 1~3', 박시백의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고도원의 '당신의 사막에도 볕이 뜨기를' 등 진보 성향을 가진 작가들의 저서가 포함됐다.

같은 당 노웅래 의원은 그 해 출판진흥원이 주관한 '초록·샘플 번역 지원 사업'에서도 문체부가 심사를 통과한 4권의 도서를 탈락시킨 정황을 제시했다. 해당 도서는 김종배·조형근의 '사회를 구하는 경제학', 이기호의 '차남들의 세계사', 정지형의 '삽살개가 독에 감춘 것', '텔레비전 나라의 푸푸' 등이다.

시사평론가인 김종배 작가는 저서에서 비정규직과 창조경제 등 주제를, 이기호 작가는 시국사범 수배자의 이야기를, 정지형 작가는 빈부격차와 복지문제를 다뤘다.

아울러 박근혜 정부가 2014년이 아닌 출범 직후부터 블랙리스트 문건을 기획하고 작성한 정황도 최근 확인됐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청와대 문건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이 취임 직후인 2013년 3월 '문화예술계 건전화'라는 문서를 작성했으며 좌파 성향의 문화예술인 및 단체들을 철저히 배제·격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된다.

문체부는 추가로 제기된 이 같은 의혹들에 대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이하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에 조사를 의뢰한 상태다.

이에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는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사실들을 29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빌딩에 있는 진상조사위 사무실에서 보고하기로 했다. 이날 자리를 통해 시인 신경림·이시영, 소설가 박범신·김애란이 한국문학번역원으로부터 배제를 당한 구체적인 사례들이 밝혀질 예정이다.

이들은 모두 '세월호 참사 시국선언'과 '세월호 정부 시행령 폐기 촉구 선언'에 참여했던 문학인들이다. 이밖에 박명진 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이사장과 박계배 전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이사장 등이 블랙리스트 실행 과정에 깊이 관여한 정황도 보고될 예정이다.

이경은 기자 kelee@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