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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ZEV 크레딧’ 장사 짭짤하네…전통차업체들 줄세우는 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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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환경 규제 강화…테슬라, 최대 수혜자로 부상

이투데이

중국 베이징에서 테슬라 전기차를 운전자가 충전하고 있다. 베이징/EPA연합뉴스


세계적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미국의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최대 수혜자로 부상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권 시장에서 이득을 챙긴 결과다.

테슬라에게 최대 수혜를 준 정책은 ‘ZEV(zero-emission vehicle·온실가스무배출차량) 크레딧’이다. ZEV 크레딧 정책은 자동차 판매량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 기준에 미달한 기업이 ZEV 크레딧 여유분이 있는 기업으로부터 이를 사들이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크레딧 당 가격은 5000달러(약 564만 원)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를 포함한 10개 주는 이를 의무화한 상태다. ZEV 크레딧이 모자라는 대로 내버려두면 해당 기업은 벌금을 내야 한다. 전기차 충전소가 미국 내에서 가장 많고, 친화경차 정책에 앞장서는 캘리포니아 주는 2005년 이 제도를 도입했다. 뒤따라 코네티컷, 메릴랜드, 오리건, 버몬트 등 9개 주가 여기에 동참했다. ZEV 크레딧 제도를 채택한 10개 주는 2015년 기준으로 미국에서 등록된 신차의 28%를 소유하고 있다.

전기차 업계 1위인 테슬라는 ZEV 크레딧 시장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고 포브스는 최근 보도했다. 도요타, 제너럴모터스(GM),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등이 테슬라에서 배출권을 사들였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테슬라가 지난 1년간 판매한 ZEV 크레딧은 5만2000 크레딧에 달한다. 특히 도요타는 사상 유례없는 규모로 ZEV 크레딧을 사들이며 부족한 전기차 비중을 매웠다. 그 규모는 지난 8월 말을 기준으로 1년간 3만5200 크레딧이다.

ZEV 크레딧을 많이 사는 기업일수록 친환경자동차의 개발, 생산, 판매 성적이 부진하다는 의미다. 반면 크레딧이 남아도는 기업은 친환경자동차 제조에 선도적인 기업인 셈이다. 테슬라는 지난 3분기 고급 세단인 ‘모델S’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X’를 포함해 총 2만6150대의 차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늘어난 것이며 팩트셋 집계 전문가 예상치인 2만5900대를 웃돈 것이다.

올해 들어 세계적으로 각국 정부는 환경 규제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중국은 미국을 뒤따라 ZEV 크레딧 제도를 내년에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14억 인구 중 12억 인구가 여전히 자동차를 가지고 있지 않다. 거꾸로 자동차 시장의 잠재 고객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이 인구가 모두 디젤·휘발유 차량을 사들일 경우 공해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해진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그 어느 나라보다 친환경 차 정책에 채찍을 휘두른다. 환경 규제에 속도를 내는 건 유럽도 마찬가지다. 네덜란드와 노르웨이는 디젤·휘발유차를 2025년 이후부터 판매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독일은 2030년, 영국과 프랑스는 2040년 이후부터 판매를 중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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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제조업체들도 이에 발맞춰 친환경 차 개발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2030년까지 무공해 차량 개발에 200억 유로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중국 지리자동차가 인수한 볼보는 2019년부터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차량만 생산할 예정이라며 가솔린·디젤 엔진으로 구동하는 내연기관 차의 종말을 선언했다.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1%에 불과한 전기차 판매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다.

테슬라를 위협하는 요인은 다름 아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다. 트럼프 정부는 파리 기후변화 협정(파리 협정)을 탈퇴하는 등 친환경과 거리가 먼 정책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민의 일자리와 공정한 협정을 위해 파리 협정에서 탈퇴한다고 선언했다. 이러한 행보를 볼 때 트럼프가 ZEV 크레딧 제도를 퇴보시킬 위험이 있고, 테슬라는 여기에 흔들릴 수 있다고 포브스는 지적했다.

테슬라는 앞으로 ZEV 크레딧 제도에만 의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배터리 제조 단가를 낮춰 제조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것을 핵심 운영 방안으로 확립할 것이라고 테슬라는 선언했다. 특히 테슬라는 첫 보급형 차종인 모델3의 이윤율 목표를 25%로 설정하며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투데이/이지민 기자(aaaa3469@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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