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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정부규제에 움찔…내집마련 일단보류, 민간임대가 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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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불확실성 높아지자 수요자 임대로 몰려

분양전환, 4년 후 선택가능해 일단 '묻지마 청약'

뉴스1

제인건설이 선보인 '의왕백운밸리 제일풍경채 에코&블루' 모델하우스에 입장을 기다리는 내방객의 모습/사진제공=제일건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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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지난 20일 제일건설이 4년 거주를 보장하는 임대로 선보인 '의왕백운밸리 제일풍경채 에코&블루' 현장에선 진풍경이 벌어졌다. 새벽부터 모델하우스 입구에선 청약 접수를 위한 긴 줄이 이어졌다. 대기시간이 길어지자 접수를 못한 일부 고객들의 항의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부의 잇따른 규제로 집값 상승 기대치가 낮아지면서 1순위 통장을 꺼내기 부담스러워진 상황이다. 수요자들도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주거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동시에 분양전환을 선택할 수 있는 '민간임대'를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선 민간임대는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요자를 끌어모을 수 있는 상품으로 판단했다. 다만 입주자 관리문제 등으로 공급이 쉽게 증가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제일건설은 경기 의왕시에 4년간 민간임대로 거주가 가능한 의왕백운밸리 제일풍경채 에코&블루 594가구를 선보였다.

현장에선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했다. 접수기간 동안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려 청약을 포기하고 발길을 돌리는 고객들이 있었다. 인근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수요자들은 4년간 주거공간 확보와 추후 분양전환을 통한 시세차익을 예상하는 투자를 노리고 있다"며 "대출이 쉽지 않자 차선책으로 임대를 선택한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8·2대책 이후 주택매매는 급속히 식어가고 있다. 집값 상승도 강남 재건축 단지를 제외하면 크지 않자 관망세가 유지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매매거래량은 8만4350건으로 지난해 동기(9만1612건)와 비교해 7.9% 감소했다.

업계에선 민간임대에 대해 1순위 통장이 필요 없는 등 청약에 특별한 제한이 없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꼽았다. 특히 4년 후 분양전환이 가능하다는 점이 수요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유인책으로 보고 있었다. 이는 8년 후 분양이 가능한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와 비교해 큰 차이점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콘텐츠본부장은 "민간임대는 시장상황에 따라 추후 내집마련을 선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임대거주 동안 내집마련을 위한 자금확보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일단 새 아파트에 수요가 충분해 임대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 증가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당장 분양·매매시장에 뛰어들기보단 시장 변화를 예의주시하겠다는 의도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정부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민간임대 인기는 충분히 개연성이 있다"며 "조기에 분양전환이 가능해 뉴스테이와 다른 차별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건설사들도 민간임대 공급에 긍정적인 분위기다. 장기적인 임대료 수익과 분양전환에 따른 목돈을 동시에 챙길수 있어서다. 민간분양 택지를 임대로 전환하는 것에도 법적인 문제가 없다. 현재 위례신도시에서 일반분양 택지가 임대사업 준비절차에 돌입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사업다각화 일환으로 임대관리부서를 꾸리고 있다"며 "현재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지역에선 분양에 따른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민간임대 공급량 증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사업성 높은 수도권 대부분은 재건축·재개발 물량으로 임대전환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 임대관리는 장기간 고객관리 등 변수가 많아 경험이 없는 건설사 입장에선 부담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분양과 임대 상품에 활용하는 브랜드가 겹치는 현상이 발생해 수요자 혼란이 있다"며 "정부의 자금지원이 없다면 민간임대는 전체 사업 비중에서 일부에 그칠 것"이라고 귀띔했다.
passion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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