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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fn스트리트] 토지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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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의 '2015년 생명표'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82.1세다. 2015년에 태어난 아이는 평균적으로 82.1세까지 살 수 있다는 뜻이다. 남자는 79세, 여자는 85.2세로 여자가 남자보다 평균 6.2년 더 오래 산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는 속도는 한국이 세계 1, 2위를 다툰다. 1975년(63.8세)과 비교하면 40년 동안 18.3세가 늘어났다. 연평균 0.46세로 대략 2년마다 1년씩 수명이 길어지고 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2051년쯤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100세에 도달한다.

현대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는 저서 '다음 세상(Next Society)'에서 "인간의 근로수명이 30년에서 50년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25세에 취업할 경우 75세까지 유급 노동을 하게 된다. 그는 근로수명 50년 가운데 전반부 25년(25~50세)은 육체근로를, 나머지 25년(51~75세)은 지식근로에 종사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람의 근로수명이 드러커가 예측한 대로 늘어날지는 알 수 없으나 설혹 그리 된다 해도 문제는 남는다.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경제수명은 77세로 기대수명(83.1세, 2017년 기준)보다 6.1년이나 짧다. 평균적으로 인생의 마지막 6.1년을 소득 없이 살아야 한다는 뜻이다. 기대수명과 경제수명의 격차는 일본.독일.영국.미국 등 비교대상국(2.2~4.9년)에 비해 월등히 길다. 5개국 중 부동산 보유 비중이 가장 높고 금융자산 비중은 가장 낮다.

오래 사는 것이 리스크로 인식되는 시대다. 100세 시대가 오면 인생의 마지막 25년을 보유 자산에 의지해서 살아야 한다. 재산을 웬만큼 가진 사람이라도 25년은 너무 긴 시간이다. 있는 재산마저도 부동산에 묶여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없다면 더욱 그렇다.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됨에 따라 노년층의 소득안정망 구축이 국가적 과제로 등장했다.

국토교통부가 토지연금 도입을 검토 중이다. 주택연금이나 농지연금처럼 땅을 담보로 연금을 주는 제도다. 연구용역을 거쳐 빠르면 내년 초 시범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오래 사는 것이 걱정거리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토지연금이 여기에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y1983010@fnnews.com 염주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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