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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태양광 발전’ 뇌물로 챙긴 한전 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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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유동수 의원(민주당) 한전 국감서 질타

호남에서만 한전 직원 74명 감사 실시

전국으로 확대 시 600여명 비리 예상



한겨레

폐광 터를 이용해 대규모 태양광 발전을 하는 전남 거금도 단지. 전남도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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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전남본부 소속 직원 3명은 지난 9월 태양광 발전소 시공업체에 특정 지역의 전력 용량과 신청 현황 등을 알려주고 그 대가로 발전기 1기씩을 받아 2000만~6000만원을 챙긴 혐의(뇌물수수)로 경찰에 구속되는 등 철퇴를 맞았다.

앞서 지난 4월에는 한전 광산·해남지사 직원 2명이 광주지법에서 징역 4~5년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2013년 7000만원 상당의 30㎾ 발전소를 상납받거나 99㎾ 발전소를 시가보다 8500만원 싸게 분양받았다가 수감되는 신세가 됐다.

한전 직원들이 수익성 높은 태양광 발전 사업에 손을 뻗쳐 수천만원의 부당 이득을 챙겨오다 수사나 감사를 받고 있다.

국회 유동수 의원(민주당)은 23일 한전 국감에서 “한전 직원들이 시공업체에 각종 정보를 알려주고 인허가를 도와준 대가로 설비 일부를 무상 상납받거나 저가로 분양받아 가족 명의로 운영하는 등 비리가 속출하고 있다. 호남지역에서만 직원 74명이 감사원의 감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감사 대상은 대부분 전력공급과 고객지원 분야에 몰려 있다. 광주·전남은 두 분야 전체 직원의 7.6%인 49명이 감사를 받고 있다. 전북은 해당 분야의 직원의 4.8%인 22명이 감사 개시 통보를 받았다. 이들 가운데는 고위직인 1급 직원 8명이 포함될 정도로 비리가 심각하다.

태양광 발전은 민간업체가 발전 설비를 만들고 생산한 전력을 한전에 판매하는 고수익 사업이다. 토지 1320㎡(400평)를 사들여 발전 설비를 하는데 평균 2억5000만원이 들어가고, 이에 따른 월평균 수익은 250만원에 이른다. 이 때문에 사업자한테는 투자 조건이 좋은 지역을 선정하고, 인허가 절차를 서둘러 마치는 것이 중요하다.

직원들은 특정 지역의 전력계통 여유, 송·배전 선로, 변전소·변압기 용량 등 전력 구매 조건을 시공업체에 알려주며 입지 선정에 도왔다. 이어 시공업체가 전력을 공급하겠다고 신청하면, 순서를 바꿔치기해 우선권을 주는 방법으로 부당하게 업무를 처리했다. 뇌물을 준 시공업체는 최소 한 달에서 많게는 수개월까지 시간과 비용을 절약해 수익을 늘릴 수 있었다.

유 의원은 “전국적으로 직원 600여명이 감사 대상이다. 가족 명의로 운영 중인 직원 현황을 요구했으나 개인정보보호법을 핑계로 제출하지 않았다. 내부 정보로 부당 이득을 챙길 수 없도록 법률에 명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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