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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IBM왓슨 활용한 ‘AI ETF’ 등장…비정형 데이터 분석, 펀드매니저 위협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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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지금까지 주식시장에 경제 상황이나 시장 트렌드 등 수치화하기 어려운 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해내는 인공지능(이하 AI)이 등장한 적은 없다.
펀드매니저나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하는 일을 더 빨리, 더 많이 하는 AI가 주식시장에 등장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돼 이 같은 일이 가능한 상장지수펀드(ETF)가 미국에서 등장했다. 지난 주 마켓워치,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에퀴봇(EquBot)이라는 회사가 'AI Powered Equity ETF(이하 AIEQ)'란 이름의 펀드를 지난 18일(현지시각) 출시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 펀드는 IBM의 왓슨 기술을 활용해 주식 포트폴리오를 구축했으며,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첫날(18일) 0.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펀드는 사람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포트폴리오를 보다 완벽히 구축하기 위해, IBM 왓슨의 슈퍼 컴퓨터 기술이 사용됐다.왓슨은 스프레드 시트와 같은 구조화된 데이터는 물론, 뉴스 기사와 같은 비정형 정보도 자연어로 학습이 가능한 인지 컴퓨팅 플랫폼이다.
이 같은 왓슨의 기술을 바탕으로 이 펀드는 최근 경제 상황 및 트렌드, 종목별 개별 이슈(뉴스), SNS 게시물, 규제 요소 등 '비정형 정보'를 분석해 최선의 투자 포인트를 집어낼 수 있다. 마치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같은 모습이다.
외신은 AI와 ETF를 결합했다는 점에서 이를 '세계 최초'로 보도하고 있다. 투자 종목 선정을 사람(펀드매니저)이 아닌, AI가 한다는 측면에서 주식시장에 혁신이 일어났다는 해석도 나온다.
해외 전문가들은 이 펀드가 실제 시장에서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일이라고 말한다.분명한 점은 주식 시장에 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해내는 왓슨 기술이 등장했다는 사실이 이제까지와는 좀 다른 의미를 내포한다는 것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이미 많은 금융사들은 AI를 활용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등을 통해 알고리즘을 통한 포트폴리오 제공, 종목별 시세 조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로보어드바이저와 AI란 단어가 이름에 붙은 ETF도 여럿 등장했다.
다만, 현재까지 주식 시장에 도입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대개 단순한 수치 정보를 보다 빠르게 전달하는 수준에 그쳤다. 관련 펀드의 수익성도 그리 높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전문가들은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사람에 위협할 만한 수준으로 성장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망해왔다.
그러던 중에, 비정형 데이터 분석에 강점을 지닌 펀드가 등장했다.펀드매니저와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역할을 하는 펀드의 등장이 향후 주식시장에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 왓슨 적용으로 비정형 정보 이해…주식시장 영향 주목 =이 펀드가 분석 대상으로 삼는 종목은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6000여 개의 기업이다. 이 중 성장 가능성이 높은 약 40~70개의 종목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이 펀드를 만든 에퀴봇은 IBM이 진행하는 스타트업 프로그램에 소속된 업체다. 이 회사는 ETF 서비스 업체 'ETF Managers Group(ETFMG)'과 제휴를 맺고 AIEQ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ETFMG는 다양한 ETF를 마케팅하고 이에 대한 도매 서비스를 제공한다.
에퀴봇은 UC버클리 하스 경영대학원 MBA과정에서 공동창립자인 아트 아마도르(Art Amador)와 치다 하투아(Chida Khatua)가 만나 의기투합해 설립한 회사다. 에퀴봇의 공동창립자이자 CEO(최고경영자)인 치다 크하투아는 'AI 기술이 더 진보하고 있으며, 그것이 큰 이점을 가져다준다'고 설명했다.
치다 크하투아는 현재 에퀴봇에서 CEO를, 아트 아마도르는 COO(최고운영책임자)를 맡고 있다. 치다 크하투아는 AIEQ를 출시하면서 '(다른 ETF가) AI와 머신러닝을 도입하지 않는다면, 실수가 일어날 수 있으며 뛰어난 실적을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EQ 수익률이 날마다 2~3%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최근 3거래일 동안 AIEQ의 수익률은 S&P500지수보다 두 배 많았다. 이 펀드는 하루 평균 19만3000주를 매매했으며, 지난주 금요일까지 약 320만 달러의 자산을 보유했다. 투자운용에 대한 수수료(expense ratio)은 0.75%로, 미국 내 ETF의 평균 운용수수료보다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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