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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최영옥의 백 투 더 클래식]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 미모·실력 겸비한 스타 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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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는 조지아 출신 미녀 피아니스트다. 사진은 카티아와 그가 연주한 곡이 담긴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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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예술에서 뛰어난 외모는 훌륭한 경쟁력이다. 출중한 외모는 음악가가 가진 실력 이상의 명성을 가져다준다. 하지만 클래식 음악계에서는 화려한 외모가 오히려 독이 되기도 한다. 외모와 실력은 비례하지 않을 거라는 편견 때문이다. 외모가 연주를 가리는 것이다.

조지아 출신 프랑스계 피아니스트인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Khatia Buniatishvili, 1987년~)는 그런 의미에서 근래 가장 눈에 띄는 연주자다. 1987년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태어난 그는 음악 애호가인 어머니 영향을 받아 4세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6세에 처음으로 오케스트라와 협연 무대를 가진 ‘피아노 신동’이었다. 트빌리시음악원을 거쳐 빈 국립음대를 졸업했고 2003년 키예프에서 열린 호로비츠 콩쿠르에서 특별상, 2008년 아르투르 루빈슈타인 콩쿠르에서 3등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당시 청중들에게 ‘가장 뛰어난(Best Performer) 쇼팽 연주자’로 평가받았다. 2011~2012년 빈 무지크페라인 ‘라이징 스타’로 선정됐고, 데뷔 앨범 ‘리스트’를 내면서 ‘혜성같이 등장한 신예’로 주목받았다.

카네기홀에서 미국 데뷔 무대를 성공적으로 가진 그녀는 이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베르비에 페스티벌, 그슈타드 메뉴힌 페스티벌, 라 로크 당테롱 페스티벌 등을 누빈다. 주빈 메타와 플라시도 도밍고, 정명훈, 필립 조르당 등 세계적인 지휘자들이 음악적 파트너로 함께했다.

카티아는 피아노 여제로 유명한 마르타 아르헤리치를 ‘가장 좋아하는 피아니스트’라고 말한 바 있다. 영국 클래식FM은 그를 ‘젊은 마르타 아르헤리치’라고 부르기도 했다. 아르헤리치의 열정적인 강렬함이 그녀의 피아니즘에서 보였기 때문이다.

카티아는 여기에 더해 인형같이 고혹적인 외모와 마치 모델과도 같은 뛰어난 패션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클래식 연주자로서는 획기적이고 저돌적인 패션과 화장, 헤어스타일로 무대에 오른다. 그녀가 흑장미같이 붉은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올라 리스트를 연주한다든지, 깊게 등을 판 블랙 드레스를 입고 연주하는 슈만, 과감한 노출이 섹시함을 부각시키는 퍼플 드레스로 라흐마니노프를 연주하는 모습은 클래식을 좋아하지 않는 일반 대중까지도 불러들였다. 지난해 루체른 심포니와의 협연으로 첫 내한한 그녀가 앙코르 무대에서 클래식 연주자로는 여간해서 하지 않는 손키스를 날리던 모습은 깊이 각인될 정도였다.

때문에 종종 외모에 연주가 가리는 억울함도 카티아의 숙명이 되곤 한다. 음악을 표현하는 연기가 지나쳐 세밀한 소리의 변화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는 쓴소리를 듣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몇몇의 불만을 제외하면 카티아는 집중력과 표현이 뛰어난 타고난 피아니스트다. 불길같이 타오르며 리스트를 연주하기도 하지만, 우아한 고독함과 우수에 찬 아우라도 반면 겸비하고 있다.

그런 그가 다시 한국에 온다. 이번엔 협연이 아닌 독주 무대다. 오는 11월 1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첫 내한 리사이틀 무대를 갖는다. 빛나는 미모와 열정으로 가득한 무대가 될 듯하다. 그가 어떤 색의 연주를 들려줄지 기대하는 것은 비단 필자만은 아니리라.

▶감상을 원한다면…

·CD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가 연주하는 리스트, SonyMusic

·DVD 리스트 & 베토벤 : 피아노 협주곡 - 부니아티쉬빌리, 메타 지휘,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Sony Classical

차이콥스키 : 에프게니 오네긴 - 쉬코프, 흐보로스토프스키, 비쉬코프 지휘, 파리 관현악단, PHILIPS

매경이코노미

[최영옥 음악평론가]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29호 (2017.10.18~10.2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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