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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HEALTH] 쌀쌀하고 건조한 날씨, 건선 주의보 ‘피부의 당뇨병’ 습도관리·체중조절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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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최용범 건국대병원 피부과 교수가 환자의 건선 발병 부위를 살펴보고 있다.


찬 바람이 부는 가을이 찾아왔다. 건선 환자에게는 반갑지 않은 계절이다. 낮은 온도와 건조한 날씨는 증상이 악화되는 주요인이다.

한국인 건선 유병률은 약 1%로 추정된다. 완치가 어려운 만성질환인 데다 멀쩡하던 사람도 갑자기 생기는 일이 잦아 ‘피부계 당뇨병’이라고도 불린다. 흔히 피부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엔 심혈관계 질환과의 관련성이 입증되며 전신질환으로 인식된다. 중증 건선은 심근경색 등 중병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만큼 시의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건선의 대표 증상은 가려움을 동반한 홍반(붉은 발진)과 각질이다. 발병 부위가 두터워지고 주변 피부 간 경계가 명확히 구분되는 특징이 있다.

발병 이유는 면역체계 이상이다. 면역체계 이상으로 발생한 염증이 피부를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증식시킨다. 주로 팔꿈치, 무릎, 두피에 나타난다. 다만 근본 원인은 의학적으로 아직 명확히 판명되지 않은 상황이다. 건선이 유발하기 쉬운 유전자를 갖고 있는 이가 외상이나 세균 감염, 정신적 스트레스 등의 원인으로 면역 시스템에 혼란이 일어날 경우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면역 상태와 관계가 깊기 때문에 감기에 걸린 직후나 몸이 몹시 피곤한 상태에서 첫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최용범 건국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건선은 유전성 면역질환이다. 단 병을 유발하는 유전자가 여러 개고 기타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한다는 점에서 ‘다인성 질환’으로 분류한다. 따라서 부모가 모두 건선 환자라 해도 자녀는 아무 이상이 없는 경우도 있다. 흔히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에 주로 발병한다”고 설명했다.

건선은 피부뿐 아니라 구강, 손발톱, 관절에도 발생할 수 있다. 증상이 손발톱에 나타나면 표면이 거칠어지고 오목하게 함몰되기도 한다. 손발톱 이상이 지속되면 말단 관절에 ‘건선 관절염’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전체 발병자 10명 중 1~2명꼴인 중증 건선 환자의 경우엔 심근경색 같은 심혈관계 질환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 건선을 단순 피부질환으로 가볍게 여기고 방치해선 안 되는 이유다.

건선 치료법은 증상의 경중에 따라 달라진다. 발병 부위에 연고를 바르는 국소도포제 처방, 자외선을 쏘이는 광선 치료, 먹는 약을 통한 치료, 생물학 제제를 이용한 주사 치료 등으로 나뉜다. 두세 가지 치료를 병행하거나 치료법을 돌아가며 실행하는 순환요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최 교수는 “증상이 가벼운 환자는 특별한 치료 없이 바르는 연고와 보습제만으로도 충분히 관리가 가능하다. 특히 최근 개발되고 있는 신약 생물학 제제는 효과가 매우 뛰어나다. 주기적으로 내원해 치료를 받는다면 외관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을 일은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증상 악화를 막기 위해선 평소 생활습관을 되돌아볼 필요도 있다.

우선 해당 부위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외상은 건선의 주요인이다. 피가 날 정도의 상처뿐 아니라 반복되는 물리 압박과 마찰도 이에 해당한다. 생활 속 피부 자극 빈도가 높은 팔꿈치나 두피에 주로 발병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뜨거운 물에 피부를 불려 때를 밀거나 각질을 떼는 행위는 금물이다. 햇빛 자외선은 일정 부분 치료에 도움이 되지만 화상을 입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피부 건조가 지속되면 염증 발생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목욕 횟수와 시간을 줄이고 보습제와 가습기를 사용하는 편이 좋다.

과체중 또는 비만인 환자에겐 체중 감량을 권한다. 특히 심혈관 질환 확률이 높은 중증 건선 환자에게 비만은 치명적이다. “비만은 중증 건선과 마찬가지로 심혈관 질환 위험인자다. 체내 지방이 염증 악화 물질을 분비하는 데다 몸무게와 비례해 치료제 처방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비용과 약물 부작용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최 교수의 조언이다.

[나건웅 기자 wasabi@mk.co.kr / 사진 : 최영재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29호 (2017.10.18~10.2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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