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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Mobile World] `AI 리더` 야심 삼성…로봇도 키우는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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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1. 네이버 스마트워치 아키.
2. 네이버 치타로봇.
3. 삼성전자 빅스비 보이스 글로벌 버전.
4. 삼성전자 AI 탑재 냉장고 패밀리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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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 기업 간 장벽이 사라지고 있다. 네이버 같은 인터넷·SW 서비스 기업들이 대규모 로봇 라인업을 선보이는가 하면 삼성전자 같은 제조업체들은 인공지능(AI) 등 초고급 SW 개발을 위한 코딩작업 삼매경이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며 미래 먹거리 사업을 찾아내겠다는 의지다.

네이버는 지난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 '데뷰(DEVIEW) 2017'에서 신규 로보틱스를 포함해 검색, 브라우저, 자율주행 등 다양한 영역에 대한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인간 생활 속에 자리 잡는 로봇을 목표로, 사람들이 살아가는 실제 공간에서 도움을 주는 로봇을 연구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조연설에서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더욱 다양해진 네이버의 로봇 라인업이었다. 네이버랩스는 지난해 데뷰에서 실내지도 제작 로봇 'M1'을 공개한 데 이어 올해 총 9종에 달하는 로봇을 공개했다.

네이버는 이 같은 하드웨어 성과를 위해 연구개발 자회사 네이버랩스와 함께 9월까지 국내외 기술 스타트업 19곳에 40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네이버가 자체적으로 진행한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R&D) 투자는 무려 5562억원이다. 상반기 전체 매출 2조2119억원의 25.15%에 달한다. 원천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외부 투자에 나서는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네이버랩스를 통해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미래 기술 분야에 내실을 다지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네이버의 하드웨어 투자가 단순한 도전을 넘어 실제 수익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있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로봇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첨단기술을 담은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광고가 주요 수익원인 포털 사업에서 벗어나 하드웨어 부문에서 수익을 새롭게 창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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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AI 스피커도 준비 중이다. 지난 8월 첫 인공지능 스피커 웨이브를 소량으로 선보인 데 이어 이번엔 더 작은 버전 '프렌즈'를 대량 생산해 본격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정식 가격은 12만9000원인데 9만9000원 상당 네이버뮤직 1년 무제한 이용권을 프로모션으로 지급한다. 사실상 프렌즈를 3만원에 판매하는 셈이다.

또 다른 인터넷 SW 기업 카카오도 캐릭터 '라이언' 인형을 붙인 AI 스피커 '카카오미니'를 이달 말 판매할 예정이다. 지난달 18일 사전 예약자를 3000명 모집했는데, 예약은 38분 만에 마감됐다. 예약 판매 가격은 5만9000원으로, 소비자는 정식 판매가(11만9000원)보다 절반가량 저렴하게 공급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AI 스피커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SW 기업들의 하드웨어 진출은 아마존의 영향이 크다. 아마존은 처음엔 아마존닷컴(Amazon.com)에서 책을 판매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아마존의 하드웨어 사업은 전자책 '킨들'이었다. 혁명적인 전자 종이 기술을 바탕으로 종이책 못지않은 경험을 제공해 수백만 대의 킨들 기기를 판매했다. 최근에는 AI 서비스 알렉사 기반의 스피커 '에코'와 '에코닷'으로 21세기형 하드웨어 회사로 인정받고 있다. 이어 스마트 거울 에코룩, 액정이 탑재된 신형 AI 스피커 에코쇼 등의 기기로 확장 중이다. 알렉사 기반의 안경(에코글라스)도 출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인터넷 서비스 기업 구글도 하드웨어 제품을 내놓으며 가세했다. 구글은 지난 4일 자체 디자인하고 개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픽셀2'(사진)와 '픽셀2 XL'을 선보였다. 스마트폰 외에 자체 제작한 AI 스피커, 가상현실(VR) 기기도 발표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대표는 "올해는 'AI와 소프트웨어를 잇는 하드웨어'가 중요하며 구글은 이를 실현시킬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반대로 하드웨어 기업들은 자체 인공지능 개발에 나서는 등 SW에 집중하고 있다. SW사들에 4차 산업혁명의 주도자 자리를 쉽게 내줄 수 없다는 각오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 2017'에서 삼성전자는 AI 빅스비의 2.0 버전을 발표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인수한 AI 개발업체 비브랩스의 기술까지 통합해 자연어 인식 능력을 높이고, 연결성·개방성을 확대한 게 최대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내년에 출시되는 스마트TV에 빅스비 2.0을 탑재할 계획이다. 빅스비의 영역을 가전 등 사물인터넷(IoT)으로까지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빅스비 1.0이 스마트폰에서 사용자환경, 맥락을 이해해 동작했다면 빅스비 2.0은 어느 제품에서나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만물지능을 통해 비욘드 스마트폰(스마트폰 이후) 시대를 열겠다"며 제조사를 넘어 AI 리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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