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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사설] 충격적인 네이버 뉴스배치 조작, 공정성 대책 시급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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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포털기업 네이버가 외부 청탁을 받고 뉴스 배치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동안 국민적 불신이 팽배했던 뉴스 조작 의혹의 일부가 밝혀졌다는 점에서 그 파장과 충격이 간단치 않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감사 결과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처음으로 조작을 시인했다. 네이버 스스로 공정성과 신뢰성에 구멍이 뚫린 걸 인정했다.

네이버의 뉴스 배치 조작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청탁을 받아 이뤄졌다. 지난해 10월 프로축구연맹 홍보팀장이 네이버 스포츠 담당 간부에게 “연맹 비판 기사를 잘 보이지 않게 재배치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청탁자는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는 문자 메시지도 남겼다. 뉴스 배치 조작이 이번만이 아니었던 셈이다.

네이버 뉴스 편집을 둘러싼 공정성 시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번 국감에서도 야권은 “대선 때 네이버가 홍준표 후보보다 문재인·안철수 후보를 모바일 메인 뉴스 화면에 더 자주 노출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에는 대학과 기업 등의 요청이 있을 때 특정 단어를 빼준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검색 순위 조작도 심각하다. 감찰이 최근 3년간 38만 번에 걸쳐 133만 개의 검색어를 조작한 기업형 조직을 적발한 것이다. 이번 스포츠 뉴스 조작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수도 있는 것이다.

네이버는 국내 포털 검색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영향력 큰 기업이다. 그런데도 언론사가 제공하는 뉴스의 보도나 편집에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는다. 한껏 자율을 누리면서 책임도 지지 않는다. 네이버가 뉴스를 입맛대로 주무르면 정보 유통과 여론이 왜곡될 우려가 큰데 별다른 제어 장치가 없다. 한국언론학회가 지난 주말 세미나에서 제안한 것처럼 제3자에 의한 감시와 견제 등 투명성 확보 대책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네이버의 뉴스 배치 조작은 국민을 상대로 한 기만 행위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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