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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유커 줄어 불황이라는데...제주도 부동산 값 여전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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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땅값 공시지가 변동 19.0%로 전국 1위

한달 1000명 넘는 이주민, 제2공항 특수 등 여전

사드 이후에도 중국인 제주땅 소유 면적 그대로

제주 연동·노형동 강세 여전, 외곽 아파트는 미분양

중앙일보

제주시 노형동의 드림타워 건설현장. 인근의 땅은 최근 3.3㎡당 4000만원대를 호가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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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경제 보복에도 제주도의 땅값은 떨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2017 시군구별 부동산 공시지가 변동률 현황’에 따르면 제주의 전년 대비 공시지가 변동률은 19%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중국인이 소유한 제주 땅 면적의 변동이 거의 없는 데다 제2공항과 영어교육도시 개발 등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승 폭이 둔화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한 달에 1000명 이상의 인구가 제주로 순이동(전입-전출) 하면서 생기는 수요도 제주 땅값을 유지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6월 제주로 순이동한 인구는 6194명이었다. 제주 순이동 인구는 2014년 1만 1112명, 2015년 1만4257명, 지난해 1만4932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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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노형동의 드림타워 건설현장. 인근의 땅은 최근 3.3㎡당 4000만원대를 호가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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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의 제주 땅 투자는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체계에 대한 중국의 보복 이후에도 크게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기준 제주 중국인 제주 땅 누적 소유 면적은 972만9791㎡로 사드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가 내려지기 이전인 지난해 말 12월 978만7071㎡에 비해 0.56%(5만7280㎡) 줄어드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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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노형동의 한 부동산업체에 &#39;땅&#39;이라는 간판이 걸려있다. 최충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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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중국인의 투자는 제주 땅값에 직접적 영향보다는 심리적 영향 준 것이라고 설명한다. 최근 중국의 경제성장에 따라 유커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에서 비롯된 중국 특수가 국내 부동산 투자자들을 자극하고, 땅값 기대감을 올려놨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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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연동의 제원 사거리는 제주도에서 공시지가가 가장 높은 지역이다. 최충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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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인중계사협회 우철 전 제주도지부장은 “제주 땅의 0.5% 정도를 가지고 있는 중국인들이 제주에 소유한 땅을 팔더라도 제주 땅값에 크게 영향을 크게 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파트는 공급이 늘면서 ‘옥석 가리기’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8월 말 현재 제주에 지어지거나 짓고 있는 아파트 가운데 914가구가 미분양된 상태다. 대부분 변두리 지역 아파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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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내에서 가장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는 제주시 노형동의 한 아파트 전경. 최충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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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내의 대규모 단지의 아파트 가격은 여전히 강세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제주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인 제주시 노형동 아이파크의 시세도 1년 전 그대로다. 이 아파트의 109㎡의 최근 거래가는 층수와 위치에 따라 7~12억원으로 3.3㎡당 최고 3600여 만원에 달한다.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제주시 연동의 제원사거리 상가 인근과 제주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드림타워가 건설 중인 제주시 노형동 인근의 토지도 3.3㎡당 4000만원을 넘는다.

송종철 제주주거복지포럼 회장은 현재 제주도 부동산 상황에 대해 “치솟은 주택가격에 대한 부담으로 실수요자들은 구입을 미루고 있고, 투기세력들은 가격을 내려 팔면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해서 매매를 꺼리고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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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중이라는 플랭카드가 걸린 제주도내 한 아파트. 최충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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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9월의 9월 한달간 주택매매거래량은 659건으로 전년 동월(962건) 대비 31.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22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32건)보다 10건이 감소한 셈이다. 전월(701건)보다는 6.0% 줄었다.

조영래 공인중계사는 “제주 부동산 붐은 제주도의 ‘농지규제정책’ 등에 의해 한풀 꺾인 분위기가 맞지만, 여전히 제2공항과 영어교육도시 등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며 “다만 지난해에 비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제주에 투자했던 투기세력들이 많이 줄었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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