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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北美, 북핵 '이견' 재확인…북핵대화 '탐색전'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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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북미·남북간 공식접촉 불발…대화국면 전환, 北 도발·트럼프 동북아 순방 '변수']

머니투데이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미국장이 17일(현지시간) 국제회의 참석차 러시아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사진=뉴스1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북미 양측이 '핵무기 협상'을 놓고 이견을 재확인했다. 북·미, 남·북 당국자 간 공식 회동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한이 한 달 넘게 무력도발을 멈추고 양측이 대화 '탐색전'에 돌입한 만큼 향후 대화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20~21일(현지시간) 이틀간 열린 반관반민(1.5트랙) 성격의 국제 핵 비확산회의에서 북한은 핵무기를 대상으로 한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반면,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를 용인할 수 없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최선희 외무성 북아메리카국장은 20일(현지시간) "우리는 핵무기를 대상으로 한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은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조선은 미국의 지속적 위협 속에 살고 있으며 최근에도 미국 항모와 전략폭격기가 참가한 유례없는 핵 훈련이 실시됐다"며 "현 상황은 미국의 가능한 공격을 억제하기 위해 핵무기가 필요하다는 우리의 생각을 더욱 굳히고 있다"고 밝혔다. 북핵 보유가 미국의 대북적대시 정책에 맞선 자위권 차원이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한 것이다.

미국은 반박했다. 21일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 국무부 카티나 애덤스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우리는 핵으로 무장한 북한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신뢰할 만한 협상으로 복귀하는 것은 북한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회의에 최 국장을 비롯해 이상화 북핵외교기획단장, 미국 제이슨 레브홀즈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 한국과 부과장,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등 북핵 주요 당사국의 핵심 당국자들이 참석했다는 점은 주목된다. 북·미, 남·북 당국자 간 공식 회동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비공개 자리에서 전현직 관료들 사이에서 비공식적 접촉이 오갔을 가능성은 있다. 특히 가나스기 국장은 회의 기간 중 최 국장과 수차례 만나 북핵·미사일 관련 일본측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모스크바 비확산회의에 북한을 비롯한 6자회담 당사국이 참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각국이 기존의 주장을 재확인한 탐색전이었지만, 일본이 북미, 남북관계 악화 속에도 북한과 꾸준히 대화의 끈을 이어오고 있었음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이 핵포기 불가를 밝힌 상황에서 공식접촉은 애초에 불가능했지만 지난해부터 1.5트랙 이어져오고 있어 물밑접촉 가능성이 있다. 한국과 북한, 미국의 주요 인물이 모였단 점이 중요하다"며 "겉으론 강대강 대치중인 것 같지만 북한도 고강도 추가도발이 어려워 한 달 넘게 조용히 있는 것이고 미국도 군사옵션보다 대화를 선호하기에 현재는 대화를 위한 초기 조건을 마련하는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북한과 미국 모두 내심 '대화'를 원하지만 북한은 핵을 인정받는 협상, 미국은 비핵화 협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조건 없는 대화에 나서기엔 명분이 부족하고, 김정은 역시 핵 포기를 전제로 협상에 나설 순 없는 형편이어서 양측은 당분간 협상조건을 놓고 줄다리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북한의 추가도발 여부와 트럼프 대통령의 동북아 순방시 대북 메시지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양 교수는 "이번 탐색전 이후 북한이 전략적 도발을 할 것"이라며 "북한은 결국 핵보유국 지위를 가진 상태에서 담판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기 때문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한두 차례 더 성공시킨 후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연말까진 강대강 대치상황으로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조 연구위원은 "최선희 발언을 포함해 최근 북한이 대남, 대미 폭력적 언사를 자제하고 있고 도발도 멈춘 상황"이라며 "트럼프가 11월 초 동북아순방 때 대북압박을 강조하지 않고 대화 모멘텀을 마련하고, 시진핑도 당대회가 끝났으니 북핵문제에 적극 관여한다면 대화국면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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