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72회 경찰의날 기념식에 수사반장 최불암씨가 등장했다. 경찰의 생일잔치에 30년 전 종영된 드라마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나온 것이다. 빠른 비트의 수사반장 시그널 음악을 이용한 테마곡도 연주됐다. 단순한 복고가 아니라면 지금의 경찰이 위기라는 방증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경찰은 ‘수사권 독립’ 숙원을 이룰 기회를 맞았다. 이날 기념식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은 “검경 수사권 조정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어금니 아빠’ 이영학씨 사건 초동수사 부실과 허위 보고 의혹을 비롯해 각종 성 비위, 전직 고위 경찰 독직 사건 등으로 경찰은 시민들의 불신을 받고 있다.
검찰 통제를 위해 수사권 조정은 필요하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시민의 기본권 신장을 위한 것이다. 검사의 지휘와 감시를 받는 경찰관의 권위를 높여주자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경찰이 수사권을 행사할 능력과 자질을 갖췄는지 진지하게 따져봐야 한다. 수사반장은 범인에게 수갑을 채우면서도 늘 고뇌하고 안타까워했다. 죄를 미워했지만 사람을 미워하지는 않았다. 뇌물을 받지 않았고,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대한민국의 경찰은 지금 어떤지 스스로 물어야 한다.
<오창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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