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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여성 성범죄 고백은 충분…남성들이 움직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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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이어 '아이디드댓'(#ididthat) 등 남성고백 등장

록산 게이 NYT 기고 "답은 간단…남성들이 바뀌어라"

뉴스1

소니아 오소리오 전미여성기구(NOW) 대표(오른쪽)가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문이 공개된 것과 관련해 지난 13일(현지시간) 맨해튼 지방법원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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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윤경 기자 = 미국 영화계 거물 하비 와인스타인이 오랫동안 추악한 성범죄를 저질러 왔다는 사실이 줄줄이 드러나면서 전 세계에서도 관련된 움직임이 뜨거워지고 있다.

가장 먼저 번진 건 여성 배우들을 중심으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도 성추행이나 성폭력을 당했다는 것을 알리는 움직임이었다. 해시태그 '#MeToo'(미투)를 달아 자신의 경험을 공개하고 공유하는 이른바 '미투 캠페인'이 번지고 있는 것.

마르고트 발스트룀(Margot Wallström) 스웨덴 외무장관도 미투 캠페인에 가세, 거물급 정치인들 가운데에서도 공개석상 뒤에선 추악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얘기도 나왔다.

그런가 하면 "내가 그랬다(그런 일을 저질렀다)"는 의미의 해시태그 '#ididthat'(아이디드댓)이 붙은 글도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20일 BBC 등에 따르면 "내가 그랬다"는 해시태그는 남성들이 올리고 있는 것으로 자신의 성추행, 성폭력 사실을 털어놓는 것이다. 시작은 인도의 작가 드방 파탁(Devang Pathak).

파탁은 인도 버즈피드의 여성 편집장인 레가 자(Rega Jha)가 "미투 캠페인에 대한 응답으로 여성을 불편하게 하거나 안전하지 않게 대한 적이 있다면 사과하고 앞으로 더 잘 행동하겠다("I'm sorry and I'll do better")라고 말하는 게시물이 많이 올라왔으면 좋겠다"고 말한데 힘입어 트위터에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고 "내가 그랬다" 해시태그를 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Himthough), "나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Howiwillchange)와 같은 변형된 해시태그를 붙인 반성과 다짐의 글도 다수 소셜미디어에 올라오고 있는 중이다.

페미니스트 진영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나쁜 페미니스트'의 작가 록산 게이(Roxane Gay)는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친애하는 남성들: 당신들도 마찬가지다"(Dear Men" It's you, too)란 칼럼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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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문이 까발려진 하비 와인스타인(왼쪽)과 그로 인해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배우들(오른쪽).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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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산 게이는 하비 와인스타인의 추문이 확산되면서 여성들이 당하고 있는 어려움이 드러나고는 있지만 이런 문제는 훨씬 여러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었으며 이제는 남성들이 성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완전히 그만둘 때라고 강하게 목소리를 높였다.

게이는 미투 캠페인을 통해 여성들이 스스로 당한 일을 알리는 것처럼 자신도 여러 여성들이 당하고 있는 일을 제대로 알리려고 노력해왔다고 했다

그리고 '강간 문화'(rape culture)라는 것이 있다고 주장해 왔지만 그럴 때마다 "여성들이 너무 신경질적이다"라고 말하거나 "여성들은 유머감각이 없다" "여성들은 과민반응을 한다"는 반응을 많이 받았고, 일부에선 여성들이 옷을 제대로 입거나 적절하게 행동했으면 생기지 않았을 일이란 반응도 적잖았다고 지적했다. 더 친절하게 행동했거나 술을 덜 마셨거나 했어야 한다는 반응도 있었으며 남성들이 성적인 충동을 통제하는데 취약하기 때문이란 변명도 들었다고 전했다. 이런 말들은 여성들이 스스로 성범죄의 대상이 되는 것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을 암시하는 말들이라고 주장했다. 남성들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말이란 것.

그리고 자신은 '강간 문화'라는 단어 자체를 없애고 싶지만 유토피아를 꿈꾸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이 세상에서 조금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범죄는 권력과 관련된 것"이라면서 "나도 그랬다"고 말하는데에 너무 지쳤고 여성들은 모두 이런 이야기들을 이미 알고 있다면서 답은 아주 단순하게 남성들도 여성들의 이런 움직임에 동참하는 것에 있다고 주장했다. 남성들이 여성들이 털어놓고 있는 성범죄 증언에 다가가고 어떻게 남성들이 여성들을 크고 작게 괴롭혔는지를 깨닫고 인지하고 또한 고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s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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