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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friday] 480색 단풍이 그려내는 빛깔… 가을도, 마음도 물들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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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내달 5일 '단풍축제'

조선일보

경기도 광주 ‘화담숲’에 가을이 곱게 내려앉았다. 형형색색의 단풍은 480종의 단풍나무가 빚어낸 작품. 이달 말 화담숲의 단풍은 절정을 맞는다. 가을 정취와 숲의 여유를 만끽하기에 최적의 시기가 왔다. 사진은 지난해 화담숲의 단풍이 절정을 맞았을 때 드론으로 위에서 찍은 모습./화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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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깊어진 계절은 온 산을 오색 빛으로 물들이기 시작했다. 총천연색으로 곱게 물든 단풍은 가을이 선사하는 최고의 선물. 절정의 황홀경(恍惚境)은 지금이 아니면 누릴 수 없는 특권이다. 황홀의 시간은 짧다. 가을은 금세 낙엽을 흩뿌리며 이별을 고할 것이다. 만추(晩秋)의 정취를 한껏 느끼고자 한다면 발걸음을 서둘러야 한다.

해발 500m, 경기도 광주 도척면 발이봉 기슭 화담숲(031-8026-6666)의 단풍은 이달 말 절정을 맞는다. 480종의 단풍나무가 빚어낸 오색단풍은 설악산, 오대산, 내장산 등 내로라하는 명산에 뒤지지 않을 만큼 아름답다. 서울 인근에서 단풍 좋기로 이름난 신흥 명소. 지난해 단풍축제 기간에만 22만명이 다녀갔다. 올 단풍축제는 21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열린다. 찬란한 계절을 눈과 마음에 오롯이 담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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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담숲은 산책로를 따라 걷거나 모노레일을 타고 둘러볼 수 있다. 이끼원과 가재계곡을 잇는 약속의 다리에선 붉게 물든 내장단풍과 시원한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화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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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 종 단풍나무가 빚는 진한 가을빛

화담숲에 들어서면 '천년단풍'이라 이름 붙은 나무 한 그루가 첫인사를 건넨다. 수령 약 200년에 높이 12m, 밑동 둘레 25m의 거대한 단풍나무다. 점잖게 홍엽단풍 자랑하는 이 고목을 지나면 5.2㎞의 산책길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곤지암리조트에 인접한 산(135만5371㎡·약 41만 평)에 조성된 화담숲에선 20개 테마원을 따라 걸으며 오색 빛깔 단풍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화담숲에서 만날 수 있는 단풍나무 종류는 480여 종. 내장단풍, 당단풍, 신나무, 고로쇠, 복자기, 부게꽃나무, 시닥나무 등 우리나라 숲에서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단풍나무가 뿌리 내리고 있어 '단풍나무의 천국'이라 할 만하다.

그중에서도 눈길 사로잡는 건 유난히 붉게 물든 '내장단풍'이다. 맑은 물에만 사는 가재가 노닌다 하여 이름 붙은 '가재계곡'을 따라 내장단풍이 한데 모여 있다. 내장산에만 자생하는 우리나라 고유종으로 잎이 작고 얇아서 더욱 붉게 물든다. 맑은 계곡과 붉은 단풍이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를 그리고 시원한 물소리가 귓가에 맴도는 가재계곡은 놓치면 아쉬운 단풍 포인트다.

가재계곡 옆에는 국내 최대 규모 이끼원이 넓게 펼쳐져 있다. 붉게 물든 가재계곡과 대비되는 이끼의 선명한 초록빛은 신비로운 느낌마저 든다. 이끼원과 가재계곡을 가로지르는 50m 길이 '약속의 다리'에 오르면 신비한 풍광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산책로 따라 걸으며 단풍 사이로 하얗게 핀 구절초와 하늘거리는 억새, 빨갛게 익은 열매처럼 가을의 풍경을 발견하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발길에 사박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잠시 가을 감성에도 젖어본다. 운이 좋으면 월동 준비하느라 먹이 구하러 숲을 뛰어다니는 다람쥐와 눈인사 나누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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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여그루의 푸른 소나무가 펼쳐지는 소나무정원은 단풍나무와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한준호 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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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같은 소나무 정원, 가을 운치 더해주네

만추의 여정을 단풍으로만 채우기 아쉽다면 푸른 소나무가 펼쳐진 '소나무정원'으로 가보자. 1만3800㎡(약 4000평) 규모의 소나무 테마 정원으로 1300여 그루의 푸른 소나무가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직선과 곡선을 그리며 뻗어 나간 소나무 사이를 유유자적하며 걷는 동안 상쾌한 솔향 맡으며 피톤치드 샤워를 즐길 수 있다. 짙푸른 소나무 사이 붉고 노란 단풍나무가 어우러진 풍경이 색다르다.

소나무정원을 지나면 만나게 되는 '분재원'도 놓치기 아쉽다. 바위와 돌을 쌓아 만든 9900㎡(약 3000평)의 계단식 정원에 250여 점의 분재가 전시되어 있다. 자연이 '산문'이라면 분재는 작은 분 속에 함축된 시(詩)를 닮았다. 예술이 된 분재 하나하나에 쏟은 정성과 애정이 느껴져 눈길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단풍나무, 모과나무, 소사나무 분재에도 어김없이 가을이 내려앉았다. 작지만 노랗고 빨갛게 물든 단풍이 제법 곱다.

스키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와 소나무정원 입구를 잇는 500여m의 '소정길' 산책도 좋다. 양치식물과 키 큰 나무 즐비한 이 길은 숲이 터널을 이뤘다. 차분하게 여유 즐기며 숲속 산책하기 좋다. 잎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가을 운치도 커진다. 화담숲엔 이외에도 색다른 숲길을 만날 수 있는 자작나무숲과 천연기념물 제327호인 원앙 100여 마리가 사는 원앙호수, 아이들과 함께 둘러보기 좋은 민물고기생태관과 곤충생태관 등 아쉬움 달래줄 곳이 많다.

산책길 따라 관람하는 코스는 2시간 정도 소요된다. 모노레일을 탑승하는 방법도 있지만 화담숲의 진가(眞價)는 숲과 눈높이를 맞출 때 드러난다. 찬찬히 걸으며 숲의 여유와 낭만을 마음에 담아보자. 운영시간은 월~금요일 오전 8시 30분~오후 5시 30분, 주말 오전 8시~오후 5시 30분. 입장료는 성인 1만원, 경로·청소년 8000원, 어린이 6000원.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hwadamsup.com)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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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단풍·당단풍·중국단풍… 뭐가 다르지?

가을을 더욱 가을답게 만드는 오색 단풍은 단풍나무들의 합작품이다. 흔히 단풍나무라고 부르는 단풍나무도 그 종류가 한둘이 아니다. 화담숲의 단풍나무는 480여 종에 달한다. 저마다 다른 모양과 색으로 물든 단풍잎의 특징을 알면 몇몇 단풍나무는 어렵지 않게 구별할 수 있다. 간단한 단풍나무 구별법으로 화담숲 단풍 축제를 더욱 알차게 즐겨보자.

①내장단풍: 한국에만 있는 고유종으로 내장산에 자생하는 단풍나무다. 해발고도 높은 골짜기에 주로 자라고 짙은 붉은색을 띤다. 잎은 3~4㎝로 일반 단풍나무보다 작은 편. 7~9갈래로 갈라진 잎 가장자리엔 뾰족한 톱니가 있다. 가재계곡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다.

②당단풍: 우리나라 산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대표적 단풍나무. 잎은 길이 7~10㎝의 손바닥 모양이며 9~11개로 깊게 갈라진다. 잎끝은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겹톱니가 있다. 가재계곡에서 주로 찾아볼 수 있다.

③중국단풍: 잎의 밑부분이 둥글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잎끝은 3개로 갈라지며 갈라진 조각은 삼각형이다. 짙은 붉은색을 띠고 광택이 있다. 뒷면은 연한 녹색이나 잿빛이 도는 흰색을 띤다.

④느티나무: 여름엔 짙은 녹음을 만들어주는 느티나무 잎은 가을에 노랗고 붉게 물든다. 긴 타원형 또는 달걀형의 잎은 끝이 좁고 가장자리에 뚜렷한 톱니가 발달한 것이 특징. 화담숲 테마원 곳곳에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⑤고로쇠: 봄이면 몸에 좋은 수액을 내주는 고로쇠도 단풍나무의 일종. 손바닥을 펼친 듯 5갈래로 갈라진 잎은 끝이 뾰족하고 톱니는 없다. 긴 잎자루가 있으며 뒷면에 가는 털이 있다. 수련원에서 주로 찾아볼 수 있다.

⑥산사나무:
가을이면 노랗게 물든 잎과 빨간 열매가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뽐낸다. 잎은 세모와 마름모에 가까운 달걀형으로 깃털처럼 5~9갈래로 갈라진다. 잎의 길이는 5~8㎝ 정도이며 가장자리는 크기가 고르지 않은 톱니 모양이다. 반딧불이원에서 특히 많이 볼 수 있다.

⑦복자기: 붉은빛으로 물드는 복자기는 대표적인 단풍나무 중 하나다. 3개의 작은 잎이 한 잎을 구성하는데 작은 잎은 긴 달걀형 또는 바소꼴(피침 모양)로 가장자리에 2~4개의 톱니 모양과 굵은 털이 특징이다. 잎자루가 길고 털이 있다. 가재계곡에서 주로 볼 수 있다.

주말에 보러가려면 꼭 예약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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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담숲 새들의 보금자리. 귓가에 들리는 새소리에 숲길 산책이 더 여유로워 진다./한준호 영상미디어 기자


화담숲은 21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단풍축제 기간 주말(토·일) 100% 사전예약제를 실시한다. 절정의 단풍을 여유롭고 쾌적하게 즐길 수 있도록 인파가 몰리는 주말 사전예약으로 시간당 최대 관람 인원을 2000명으로 제한한다. 예약은 화담숲 홈페이지(hwadamsup.com)나 대표전화(031-8026-6666)로 하면 된다. 방문일자와 시간, 인원을 지정해 예약, 결제하면 휴대전화로 예약 확정 문자가 발송된다. 방문 당일 화담숲 입구와 곤지암리조트 내 자동발권기에 예약정보를 입력하면 티켓을 수령할 수 있다. 사전 예약은 주말에만 적용되며 평일은 별도 예약 없이 이용 가능하다.

[경기 광주=강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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