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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팩트체크] 트럼프 '1박2일 방한'…한국 홀대론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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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국민의당 대표 (어제) : 1박 2일 국빈 방문이 품격 있는 나라에서 있는 일입니까.]

[강효상/자유한국당 대변인 (지난 17일) : 과거 미국이 아시아 순방에서 한국과 일본에서의 체류 일정을 균형 있게 관리한 점을 보면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앵커]

한국은 1박 2일, 일본은 2박 3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기간이 일본보다 짧아서 '한국 홀대'라는 주장들이 잇따라 나왔습니다. 특히 국빈으로 방문하는 데 머무는 기간이 짧다는 것이죠. 과거 미국 대통령들의 방한 사례를 중심으로 팩트체크에서 살펴봤습니다.

오대영 기자, 이런 일이 처음인가요?

[기자]

우선 1박 2일 방한은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가장 최근인 2014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1박 2일간 한국을 찾았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9년에도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했습니다.

2008년 부시 전 대통령의 방문 기간도 1박 2일이었습니다. 2014년은 '공식방문', 나머지는 '실무방문' 형식이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때는 모두 '실무'나 '공식방문'이었고 이번에는 '국빈 방문'이잖아요. 그래서 짧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고요.

[기자]

지금까지 국빈 방문한 미국 대통령은 모두 6명입니다.

이 가운데 1960년 아이젠하워, 1974년 포드 전 대통령은 1박 2일간 한국에 머물다 갔습니다.

나머지 4번은 2박 3일 일정이었습니다. 처음 있는 일이 그래서 아닙니다.

[앵커]

또 하나의 비판이 일본보다 짧다는 점인데, 그동안에는 미국이 한·일 간 균형을 맞춰왔는데 이번에는 아니라는 것이죠.

[기자]

한국과 일본의 방문일 수가 늘 같았던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달랐던 적이 더 많습니다.

클린턴 정부에서 오바마 정부까지 미국 대통령이 양국을 동시에 찾은 건 모두 8번입니다.

이 중 한국에 더 오래 머문 적은 2번, 그 반대는 3번, 같았던 적은 3번입니다.

특히 G7, G20, APEC 등 정상회의가 병행됐던 적이 4번 있는데, 이걸 감안하더라도 방문 기간이 달랐던 적이 4번입니다.

[서정건/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미국 정치학) : 미국 언론이나 미국 (외교가) 에서는 그런 문제가 전혀 안 나와요. 누워서 침 뱉기인데 1박이냐, 2박이냐 가지고 논쟁하는 그 시간에 우리는 과연 트럼프를 상대로 어떻게 우리의 포지션을 전달하고 관철시킬 것인지 그걸 고민하는 게 훨씬 생산적이지 않나.]

저희가 미국의 주요 언론들을 봤는데, 일정을 이유로 한국 홀대론을 보도한 기사는 찾지 못했습니다.

[앵커]

결국 중요한 것은 정상회담의 의제가 무엇이고, 한미 관계를 얼마나 발전시킬 수 있느냐겠죠?

[기자]

그게 본질이지만, 이런 비판은 이번만의 일은 아닙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2009년 오바마의 일본 일정이 우리보다 길자 당시 야당에서는 "나라의 위치가 어디쯤 있는지 깊은 회의와 실망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당시 청와대는 "체류시간보다 성과가 중요하다"고 반박했습니다.

[앵커]

당시 여당이 지금은 야당으로 바뀌었는데, 정반대의 논리로 비판을 하고 있는 것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문가들은 외교 분야는 일정 같은 표면적 현상만으로 평가하기 매우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1983년 레이건 전 대통령 방한이 대표적입니다. 당시 정부는 "이미 오래전에 레이건이 흔쾌히 수락했다"는 점을 대대적으로 홍보했습니다.

하지만 30년 뒤 비밀이 해제된 외교부 문건에는 전두환 씨가 집권 뒤 3년간 지속적으로 레이건 방한을 부탁했고, 이를 여러 차례 거절당한 정황이 담겨 있습니다.

또 당시 정부와 언론은 국민이 자발적으로 환영했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정부 문건에는 "학생과 시민 100만 명 동원됐다"는 지침이 들어 있었습니다.

외교적 현안을 단편적 사실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것을 이 사례에서 알 수 있습니다.

[앵커]

네. 팩트체크 오대영 기자였습니다.

오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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