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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한겨레 사설] ‘공영방송 MBC 정상화’의 길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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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방송>(MBC) 감독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김원배 이사가 19일 사퇴서를 제출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 여권 추천을 받은 유의선 이사가 지난달 사퇴한 데 이어 김 이사까지 물러남으로써, 옛 여권 우위였던 방문진의 이사진 구도가 무너지게 됐다. 총파업 50일을 바라보는 문화방송에 정상화의 길이 열렸다.

여권에서는 이르면 다음주 중 보궐이사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들이 임명되면 방문진 구도는 6(옛 여권) 대 3(옛 야권)에서 4 대 5로 뒤바뀌어 방문진 이사장 불신임안과 문화방송 사장 해임안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사퇴한 이사들이 과거 새누리당 추천이었다는 이유로 자당 몫이라 강변하지만, 애초 여당 몫 이사였던 만큼 명분 없는 주장일 뿐이다.

정치권의 이런 소란보다 중요한 것은 새로 임명될 이사의 자질이다. 후임 이사 임명은 특정 정파의 입맛에 맞느냐가 아니라 문화방송 정상화에 대한 소신이 있느냐가 기준이 돼야 한다.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공공성에 대한 투철한 의식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런 자질을 갖춘 사람이어야 원만하고도 신속하게 현재의 방송파행 사태를 종결지을 수 있다.

방문진 구도에 근본 변화가 예고되자 그동안 버티기로 일관하던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도 거취를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고 이사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방송이 ‘청와대 방송’으로 전락하는 데 책임 있는 인물이라는 지탄을 받고 있다. 김장겸 사장을 세움으로써 문화방송 장기파업의 불씨를 제공한 사람이기도 하다. 어차피 새 이사진이 구성되면 고 이사장에 대한 불신임 결정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고 이사장은 지금이라도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마땅하다.

새 이사가 충원될 방문진이 최우선으로 해야 할 일은 김장겸 사장을 해임하는 것이다. 지금 문화방송 구성원의 절대다수는 월급도 받지 못한 채 두 달 가까이 총파업을 벌이고 있다. 이 모든 원인이 김 사장에게 있음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김 사장은 과거 정권 시기에 승승장구하면서 문화방송을 공영방송의 무덤으로 만든 사람이다. 장기파업을 해결할 어떤 방안도 제시하지 않으면서 90%가 넘는 구성원들과 사생결단으로 싸우고 있는 사람이 계속 사장 자리에 앉아 있을 수는 없다. 방문진 이사 임명권을 가진 방송통신위원회는 최대한 빨리 새 이사를 세워, 파업사태를 불러온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데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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