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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남편은 죽을 줄 알았다?”…트럼프, 전사자 유가족에 ‘막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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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원, “트럼프, 유가족에 ‘남편은 무슨 일이 일어날 줄 알았다’ 말해”

“오바마는 전사 유가족에 전화도 안해” 비판했던 트럼프 “사실 아냐”

WP, “아프칸 전사자 유가족엔 2만5000달러 위로금 약속 안 지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사 군인 유족에 대한 ‘막말’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이달 초 아프리카 니제르에서 전사한 라 데이비드 존슨 병장을 포함한 특전부대원 4명에 관해 공식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취재진의 지적을 받자 “유족들에게 편지를 보냈으며 조만간 전화도 할 계획이었다”고 답했다. 당시 그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다른 대통령들을 보면 대부분 전화도 안 걸었다”며 전임 대통령들을 비난했다. 자신의 애국심이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도 강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전사자 유가족에 대한 막말 논란이 불거지자 자신이 내뱉은 지난 말까지 오버랩되면서 비난이 배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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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서 작전 중 순직한 미 육군 데이비드 존슨(25) 부사관.[사진 미 육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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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데리카 윌슨(플로리다) 민주당 하원의원은 18일(현지시간) CNN 등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존슨 병장의 부인 마이시아 존슨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 이 같은 말을 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존슨 병장 부인에게 “그(남편)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니제르 복무를) 지원한 것 같지만, 마음이 아플 것 같다”고 말했다. 사망한 존슨 병장이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입대한 것이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윌슨 의원은 존슨 병장의 유해가 도착하는 마이애미 국제공항에 그의 부인과 함께 차를 타고 가다 마침 트럼프 대통령에게 걸려온 전화를 옆에서 듣게 됐다고 밝혔다. 윌슨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대화에서 할 수 있는 말이지만 비통해하는 미망인에게 해선 안 될 말로, 너무 무신경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대화에서 할 수 있는 말이지만 비통해하는 미망인에게 해선 안 될 말로, 너무 무신경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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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전사자 유가족 위로의 발언이 조작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트럼프 트위터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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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민주당 하원의원이 작전 중 사망한 군인의 부인에게 내가 한 말을 완전히 조작했다. (나는 증거를 갖고 있다) 슬프다!”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윌슨 의원은 CNN과 인터뷰를 해 “그녀는 막 남편을 잃었다. 그녀는 ‘남편의 시신과 얼굴을 보는 것은 악몽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관 뚜껑을 열고 하는 장례식을 할 수 없다’는 말을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들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역겨운 사람이다. 내가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다. 나 역시 증거를 갖고 있다”고 대응했다. 또 존슨 병장의 부인이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를 받은 후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허물어졌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심지어 존슨의 이름조차 몰랐다고 윌슨 의원은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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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의 질문에 응답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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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사한 사병의 부친에게 2만5000달러(약2800만 원)의 개인 위로금과 유족을 위한 온라인 모금 지시를 약속해놓고 지키지 않았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이날 보도했다. 지난 6월 10일 아프간에서 전사한 미 육군 101 공수사단 소속 딜론 볼드리지 상병의 부친인 크리스 볼드리지는 WP에 트럼프 대통령이 아들의 사망 후 몇 주 뒤에 전화해 15분간 통화했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2만5000달러의 개인 수표를 끊어주겠다고 했다. 나는 그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그 말을 녹음해둘 걸 그랬다”며 “그는 ‘어떤 대통령도 이러한 것을 한 적이 없지만 나는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나와 아내는 우리 아들이 참호전에서 사망했었다면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들은 (아프간 병사들에게) 살해당한 것 같다”는 입장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밝히며 진상 규명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이 이런 보도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린지 월터스 백악관 대변인은 “수표를 보냈다”며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한 관대하고 진지한 표시로 인정돼야 할 것들을 언론이 편파적인 의제를 밀고 가려고 활용하는 게 역겹다”고 밝혔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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