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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WSJ "시진핑 집권 2기는 디지털 레닌주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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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시진핑, 19차 당대회 게막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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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차 당대회의 시진핑 · 장쩌민 · 후진타오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2기는 정보기술(IT) 기반을 이용한 ‘디지털 레닌주의(digital Leninism)’ 시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시 주석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디지털 레닌주의 통치 방식으로 자신의 집권 기반을 다지는 것은 물론 공산당의 생존을 연장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18일(현지시간) 독일 정치학자인 제바스티안 하일만의 주장을 인용해 시 주석이 향후 집권 기반을 다지는 통치 방식으로 ‘디지털 레닌주의’를 구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개막된 제 19차 중국 공산당 대회에서 시 주석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는 ‘새 시대’에 들어갔다”면서 과거 5년간 자신이 1기 임기 동안에 경제와 외교적 성과를 과시하는 동시에 “신시대의 도래”를 거듭 강조했다.

WSJ는 소련의 스탈린과 중국의 마오쩌둥(毛澤東) 등 1세대 공산국가 건설 기획자들이 직면한 문제는 바로 공산 시스템이 작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소련 노동자들은 빵을 서기 위해 길게 줄을 섰다. 그 같은 경제적 궁핍에도 불구하고 스탈린은 러시아의 지하철역을 눈부신 샹들리에와 반짝이는 대리석으로 건설하라고 지시했다. 공산주의 체제를 선전하기 위한 도구로써 호화로운 지하철역을 건설하려 했지만 소련의 경제 형편으로는 고급 샹들리에는 러시아 경제가 지탱하기엔 너무 무거운 물건들이었다.

1958∼1962년 사이 마오가 영국과 미국을 따라잡겠다고 전개한 대약진운동은 망상이나 다름없는 목표를 내세웠다. 예컨대 철강생산을 늘리기 위해 농가의 솥단지와 냄비까지 용광로로 공출됐다. 그러나 중국의 기근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WSJ는 “시 주석은 입으로는 시장이 ‘결정적인 역할(decisive role)’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궁극적으로는 국가가 경제를 주도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디지털 시대의 마오쩌둥’을 꿈꾸고 있다. WSJ는 “시 주석은 AI와 빅 데이터를 이용해 과거의 오류를 수정하고 중국 경제의 세세한 부분을 관리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라고 전했다.

IT는 일반의 예상과는 달리 중국의 권위주의적 체제의 기반을 흔들기는커녕 오히려 강화시키는 데 이용될 수 있다. 하일만은 IT 기반을 이용한 시 주석의 밑그림을 '디지털 레닌주의'로 표현했다. 시 주석이 디지털 레닌주의를 이용해 공산당의 생존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은 시 주석의 임무를 '최고위급 설계'라고 부르고 있다. 로봇공학과 3D 프린팅, 자율주행차 등 첨단 기술 등을 이용해 차기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기술자들은 센서와 카메라를 이용해 이러한 기계들의 성능을 관찰한 뒤 이런 데이터들을 산업 목표와 비교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감독당국은 업계 데이터 자료들을 이용해 각 기업의 대출과 투자 흐름을 실시간으로 들여다 볼 수 있다. 사기 여부도 곧바로 포착할 수 있게 된다. 알고리즘을 통해 파악한 세세한 정보를 거시 경제 정책을 결정하는 데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시장의 안정을 유지하고, 투기 거품 방지 등을 최적화하는데도 이용할 수 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騰迅) 등 중국 데이터 과점 기업들은 대규모 소비자 데이터를 '국가 슈퍼 허브(state superhubs)'로 보내는 프로젝트를 위한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마윈(馬雲) 알리바바 창립자는 지난해 세미나에서 경제 운영상 빅 데이터의 역할을 의학 진단을 위한 X레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에 비유했다. 마윈은 앞으로 30년 내에 계획 경제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서방 학자들은 디지털 경제건, 국가주도 계획 경제건 애덤 스미스의 이른바 '보이지 않는 손'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시장에서 찾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런 애쓰모글루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는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Why Nations Fail)'라는 저서를 통해 중국과 같은 중앙집중식 경제는 실패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가경제를 운영하는 엘리트들이 국가의 경제적 혁신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애쓰모글루 교수는 중국 경제가 혁신에 의해 발전하는 경제모델은 어렵다는 단정을 내리고 있다. 중국의 억압적 정치체제는 경제를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어렵게 만드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sangjo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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