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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포럼]수학능력시험보다 그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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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경보 문청소년연구소 소장


2018학년도 대학입학 수학능력시험이 한 달 남짓 남았다. 듣기 평가를 위해서 날아가는 비행기도 잠시 멈추게 하는 막강한 수능시험일. 올해도 그날은 어쩐지 추울 것만 같다.

심리학에서 사람은 외로운 상황에 놓이면 체감온도가 떨어진다고 한다. 그러므로 수능시험일은 수험생과 수험생에게 응원을 보내는 많은 이들이 모두 외로움을 깊게 느끼고 있는 날이라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이 '입시한파'일 수도 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혼자 해결해야 한다는 사실을 경험하는 수험생. 그리고 사랑의 끝은 '바라만 봐야 하는 사랑'임을 알게 되는 수험생 주변 사람들이 추워질 그 날이 곧 다가온다.

큰 경기 결승전의 승패는 실력보다는 실수에 의해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수능에서 성공한다는 것도 자신의 실력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실수하지 않고 자신이 노력한 만큼 결과를 얻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행운과 만나려면 자신의 마음을 잘 다독거리면서 수능을 준비해야 한다.

자신의 마음을 다독거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너무 멀리 생각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수험생들이 처한 상황은 다양하다. 수시에 지원을 해놓고 발표를 기다리기도 하고, 최저 등급에 신경을 써야하기도 하고, 정시에서 최소한 몇 등급이 나와야 원하는 대학에 지원할 수 있다는 예측을 하고 있기도 하고, 수능 점수에 따라서 대학을 포기해야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기도 하다.

그러니까 아직 나오지도 않은 미래의 결과를 놓고 현재를 나를 괴롭히는 상황을 자신도 모르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일단 모든 예상과 추측은 내려놓고 시험 자체에만 집중하는 것이 좋다. 미리 염려하고 계산하다가 정신적 에너지가 고갈될 수도 있고 시험공부를 조금이라도 더 해야 하는 중요한 현재의 시간을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불안한 마음을 다독거리기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마음을 관리하는 실제적인 방법 몇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수능 일주일 전부터는 가능하면 대화를 줄여본다. 입에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것도 한 방법이다. 신경이 극도로 예민할 때 대화를 하다보면 평정심을 잃어버리기 쉽기 때문이다.

둘째, 마음 속 화를 가라앉히는 시간을 가져본다. 그러기 위해선 심호흡을 자주 하거나 찬물을 입에 머금고 있다가 따뜻해지면 뱉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이 좋다.

셋째, 명상을 하거나 종교가 있는 수험생들은 묵상기도를 하면서 마음을 가라앉히는 시간을 갖는다. 고민이 생겼을 때 한 잠 자고 일어나면 그 문제가 잘 해결될 때가 있는 것처럼 급할 때일수록 내 몸에게 '깊은 쉼'의 사간을 주면 우리의 뇌는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지혜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수능 시험 3일 전부터는 수능일과 같이 시간을 배분하면서 하루를 보낸다. 몸이 수능 시간에 익숙하게 되어 효과적으로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수학능력시험이란 큰 산 앞에 있는 수험생에게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질책하기보다는 격려하고 다독거리는 수험생 자신과 그 가족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수험생을 비롯한 이 땅의 청년들은 수학능력시험보다 큰 존재이고, 수학능력시험보다 소중한 우리들의 아들딸들이기 때문이다.

문경보 문청소년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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