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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특파원+] 트럼프, 주한미군 감축 카드로 ‘북핵 빅딜’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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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일부터 일본, 한국을 방문한 뒤 8일 중국으로 건너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북한 핵 문제를 놓고 담판을 짓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72년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이 중국 공산 혁명의 아버지 마오쩌둥 당시 주석과의 역사적인 회담을 통해 ‘죽의 장막’을 거둬낸 것에 버금가는 ‘그랜드 바겐’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뉴스위크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북·미간 전쟁을 피하고, 세계를 전쟁의 악몽에서 구하려 들 것이라고 이 매체가 전했다. 뉴스위크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빅딜을 성사시키기 위해 북한의 대미 핵심 요구 사항인 주한 미군 감축 카드를 쓸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주한미군 감축

뉴스위크는 “북한의 핵 위협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팀이 중국과 그랜드 바겐을 고려하고 있고, 그것은 닉슨과 거의 맞먹는 담대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만약 중국이 모든 외교적, 경제적 지렛대를 이용해 북한 정권에 압력을 가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하고, 김정은이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이를 이행한다면 미국은 북한을 외교적으로 인정하고, 대북 경제 지원을 하며 궁극적으로 2만 9000명에 달하는 주한 미군을 감축하는 데 동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세계일보

미·중 북핵 빅딜 안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올해 초 제안한 소위 ‘4 노(no) 원칙’에 기초를 두고 있다고 이 매체가 지적했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의 정권 교체를 추구하지 않고, 북한 정권 붕괴를 도모하지 않으며 한반도의 통일 가속화를 바라지 않고, 비무장지대(DMZ) 북쪽으로 미군을 보낼 이유를 찾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었다.

틸러슨 장관이 제시한 ‘4 노 원칙’에 중국이 각별히 주목했다. 중국은 미국이 이 4가지를 모두 실제로 추구하고 있으며 심지어 북한 정권을 붕괴시키려고 북한에 대한 핵 공격까지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믿어왔다는 것이다. 뉴스위크는 “중국의 공산당 지도자들이 미국의 상대역에게 틸러슨 장관의 아이디어에 기초해 미·중 양측이 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자들은 다만 틸러슨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 자신의 발언을 미국의 공식 정책으로 채택할 수 있는지 아니면 틸러슨 장관이 그냥 프리랜서인지 확인하려 했다는 것이다.

◆트럼프-시진핑

트럼프 대통령은 누구보다 대담한 행동을 즐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핵 문제로 대담한 행동에 나서다면 이 문제를 대화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무자비하고,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하는 것보다 낫다고 뉴스위크가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이 이런 빅딜을 성사시키기까지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고 이 매체가 지적했다.

세계일보

미국과 중국이 빅딜에 성공해도 북한이 이를 수용할지 미지수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미국과 중국이 빅딜을 하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이를 적대 행위로 간주하고, 더욱더 핵무기 개발에 매달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뉴스위크가 지적했다.

북한이 건재하는 상황에서 주한 미군의 의미 있는 감축은 생각할 수조차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뉴스위크는 “한국과 일본이 놀라지 않도록 하는 선에서 미국이 약속할 수 있는 것은 DMZ 북쪽으로 미군을 보내지 않겠다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전했다.

◆미·중 빅딜의 변수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북한 문제를 놓고 빅딜을 시도하는데 미·중 양국 간 경제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뉴스위크가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문제로 중국과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태도를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의 기업과 은행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다. 미국과 중국이 경제 문제로 충돌 코스로 가는 상황에서는 양측이 북한 문제에 관한 빅딜을 도출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시간이 부족한 것도 문제이다. 틸러슨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등 미국 측 인사들은 북한 문제를 처리하는데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뉴스위크는 미국이 중국과 북핵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는 시간도 역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부동산 개발업에서 리얼리티 TV 쇼를 거쳐 대통령이 된 트럼프가 대담한 시도를 하는 쪽으로 늘 기울고 있어 이번에도 예상치 못한 딜을 추구할 것이라고 뉴스위크가 전망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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