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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혁신은 전략이 아닌 기업문화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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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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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인사이트-160] 혁신의 끝은 어디일까. 새로운 아이디어를 접한 뒤 '이보다 더 참신한 생각을 더 할 수 있을까'라고 느끼자마자 보란 듯이 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놓는 사람들이 나온다. 그래서 기업은 혁신성을 기르기 위해 많은 투자와 노력을 한다.

혁신을 위한 노력 중 기업이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전략일 것이다. 구체적이고 장기적 전략을 세워 그에 맞춰 일을 한다. 그렇지만 전략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고 주장한 사람이 있다. 바로 제이컵 골드버그 컬럼비아대 비즈니스 스쿨 교수다.

골드버그 교수는 최근 컬럼비아대 비즈니스 스쿨의 '아이디어 앳 워크(Ideas at Work)' 사이트에 '혁신은 전략이 아닌 기업 문화에 달렸다(Innovation Isn't about Strategy, It's about Culture)'는 제목으로 기고했다. 그는 "사람들이 미래에 일어날 혁신을 컨트롤 할 수는 없다. 단지 이에 반응할 뿐이다"고 주장하며, 그러기에 조직은 혁신을 포용하는 문화를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골드버그 교수의 네 가지 포인트다.

1. 항상 계획을 변경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장기적 계획을 짜는 것은 너무 앞서가는 행동이다. 향후 5년 동안 새로 탄생할 기술과 새로운 소셜 트렌드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인터넷이 부상하고 '데이터가 새로운 석유'가 될 줄 누가 알았을까? 나아가 클라우드 기술이 처음 생겼을 때 이 기술이 스타트업 산업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있었을까.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는 환경에서 사람들은 본인의 예측과 전략에 믿음을 갖는 동시에 이를 의심해야 한다. 대개 많은 스타트업들이 실패하지만 성공한 신생기업 중 70%는 원래 계획했던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일을 한다. 이 때문에 적합한 시기에 계획을 바꿀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2년 전 계획을 붙잡아두지 말라.

2. 혁신(revolution)이 당신을 끌어당기기(master) 전에 당신이 혁신을 끌어 오라.

수많은 변화가 일어나는 환경이긴 하지만, 한 가지 좋은 소식은 있다. 혁신은 천천히 이뤄진다. 다시 말하자면 혁신은 오랜 기간 진행되는 점진적 변화다. 그 변화의 여정에는 수많은 실패가 이뤄진다.

혁신은 매번 놀랍게 찾아오지 않는다. 스마트폰이란 (혁신적인) 제품을 한번 보자. 최초의 모바일폰은 1973년에 등장했다. 계산기, 시계, 달력, 연락처 저장 기능이 포함된 첫 번째 스마트폰은 1993년에 선보였고 2002년 산요 모바일폰에는 카메라가 부착됐다. 그리고 이 모든 기능이 함께 연결된 아이폰이 2007년에 나오면서 혁신이 시작됐다.

이처럼 점진적 변화를 거쳐 혁신이 탄생하는데, 변화가 천천히 이뤄질 때 다가올 트렌드를 알아채지 못한다면 너무 늦어버릴 수 있다. 반스앤드노블이 그런 경험을 한 기업 중 하나다. 전자책 시장이 커지고 있었지만 너무 늦게 대응한 반스앤드노블은 경쟁력을 잃었다.

3. 리더십이 폴로어십보다 더 중요하진 않다.

혁신에 있어서는 폴로어들이 최소 리더만큼 중요하다. 그렇지만 대개 사람들은 리더가 폴로어들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리더십 훈련 수업들이 있지만 폴로어십 관련 수업은 없다. 하지만 팀의 성공은 리더의 자질만으로는 이뤄지지 않는다. 각자의 생각을 유지하는 동시에 다른 팀원들과 협력하는 폴로어들이 있기에 가능하다. 본인이 없어도 일할 수 있는 팀을 만드는 사람이 좋은 리더다. 그리고 혁신을 가장 효율적으로 이루기 위해선 엄격한 위계질서가 있는 조직보다는 수평적인 조직 구조가 더 좋다. 직원들이 팀을 따르는 폴로어인 동시에 각자가 리더로 일할 수 있는 옵션이 주어진다면, 혁신을 효율적으로 이룰 수 있을 것이다.

4. 전문성을 과대평가하지 말라.

사울 싱어와 댄 세노르의 공동저서 '창업국가'의 서문을 보면 고(故) 시몬 페레스 전 이스라엘 대통령은 이러한 말을 남겼다. "벤 구리온 이스라엘 초대 총리는 '모든 전문가들은 과거의 일에 대한 전문가들이다. 미래에 일어날 일에 대한 전문가는 없다. 미래에 대한 전문가가 되려면 비전이 경험을 대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과 현재의 기술을 완벽하게 이해한다. 진정한 전문가들은 혁신을 반대하며 많은 경우 '게이트키퍼' 역할을 한다. 어떻게 보면 혁신은 전문가들이 많은 것을 잃게 할 수 있다. (현 상황에서는) 중요해 보이지 않는 것을 수년 동안 연구해야 하니 말이다. 이 때문에 혁신이 일어나면 전문가들이 심리적인 안정지대를 깨부수고 나올 수 있게 비전을 갖고 있는 새로운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새로운 인물들이 없다면 혁신을 알아챌 수 없을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곧 과거가 될 현재에 갇혀버릴 수 있다.

[윤선영 기업경영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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